MBC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본사 임원 인사를 발표한 데 이어 국장급 인사까지 단행했다.

애초 MBC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본부장급 임원의 공식 선임만 예정했으나, 최사장은 일정을 앞당겨 국장급 및 일부 부장급 인사까지 처리했다. 이는  최사장 취임 이후 첫 인사에 이은 내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고석만 전 EBS 사장의 제작본부장 임명이다. 최사장보다 입사 11년 선배이자 이번 사장 공모에서 경쟁했던 고 제작본부장은 최근  경쟁력 저하로 위기에 처한 MBC 드라마를 구하려는 포석이다.
   
고 제작본부장 선임에 대해 노조가 성명에서 유감을 표명한 가운데, 고  제작본부장 선임에 이은 MBC 드라마의 향방이 주목된다.

부사장에는 신종인(58) 울산 MBC 사장이 선임됐다. 기자 출신인 최사장이  PD출신이자 9년 선배인 신부사장의 임명을 통해 기자와 PD, 개혁과 안정의 조화를 꾀했다는 평이다.
   
최사장은 본부장급 인사에서 이 외에도 대부분 국장급 인사를 발탁함으로써 안정을 추구했다. 하지만 국장급 인사에서는 연공서열을 탈피한 40대 위주의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예능국장에 임명된 '!느낌표'의 김영희 CP의 경우가 그 일례로, 최사장은  부장 대우를 국장에 선임할 수 없는 규정을 고쳐 김영희 예능국장을 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예능국장 외에도 손석희 아나운서 국장 등 인사에서는 현직 스타급 PD나  아나운서 등을 투입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정길화 홍보심의국장은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으로 이름을 알린PD출신이며, 최진용 시사교양국장도 'PD수첩'과 다큐멘터리 '중동' 시리즈를  만들었다. 또 정찬형 라디오본부장도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기획을 맡은 바 있다.
   
이와 함께 노조 집행부 출신 간부들의 발탁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완기 기술본부장, 박영춘 방송인프라 국장, 최진용 시사교양국장, 정찬형 라디오본부장  등이 MBC 노동조합에서 노조위원장 및 전임자로 일한 경력이 있다.
   
한편 이날 인사를 둘러싸고 MBC 내부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파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후속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공서열을 폐지하겠다는  최사장의 예고가 현실화되면서 부장급 이하 인사에서는 더욱 이런 추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인사로 부장급이 대거 국장급으로 올라서면서 기존의 국장급 및 부장급 간부들의 거취문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사장 취임 이후 첫 인사에 이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 등 개혁의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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