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에서 기초공정을 좌우하는 서울·수도권 설계기술노동자의 90%가 임금체불, 주당 6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전체 조사대상사업장 중 단 한곳만이 연장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하는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경기지역설계노조(위원장 장달수)가 지난 7월25일부터 8월5일까지 수도권 182개 설계사무소 373명 대상으로 임금실태 조사를 한 결과 드러난 사실이다.

22일 기자화견을 통해 발표한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시점 기준으로 임금이 체불된 사무소는 182개 중 33개인 18.13%지만 월급 외에 상여금, 연장근로수당, 연월차와 생리휴가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은 곳까지 고려하면 조사대상의 90%이상이 임금을 체불하고 있었다. 또 주당 60시간에서 7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도 연장근로에 따른 수당을 법적기준대로 지급 하는 곳은 182개 중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설계노동자들이 이처럼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는 원인에 대해 노조 장달수 위원장은 "50년간 누적된 건설산업의 기형적 발전과 건축가나 기득권 세력들이 설계노동자를 예술가로 인식해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등 노동착취가 구조화 된 것"이라며 "전국 20만 설계노동자들의 현실은 더욱 암담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설계노조는 실태보고서를 바탕으로 △설계노동자 근로실태조사를 위한 공동조사단 구성 △근로기준법 위반사용주에 대한 처벌 강화와 노조에 근로감독 권한 부여 등을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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