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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불길, 바람으로 타오르다백무산 지음, 갈무리 펴냄.
“요즘 들어 그 첫 마음이 자꾸 아프게 다가온다. 세상의 탐욕과 권력의 구조화된 그물망이 점차 거대해지고, 조밀해지고, 일상화되고, 추악해져 왔다.

그럴수록 내가 꿈꾸지도 않았던 세계에 조금씩 빨려들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또 다른 속박을 늘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시는 안(국가, 길, 나, 시)에 있으나 밖을 향하는 물건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나는 그것을 내 안으로 붙들려고 하지 않았다.…아직 동은 트지 않았으나, 어둠 속에서 신발끈을 조이는데, 새들 우는 소리 마당에 가득하다” - <길 밖의 길> 작가 후기 중

1989년 제1회 <만국의 노동자여>로 이산 문학상을 수상한 후 다시 10여년 만에 1997년에 <인간의 시간>으로 제12회 만해 문학상을 수상하였고 다시 2003년에 <초심>으로 독자들의 커다란 관심을 모은 백무산 시인이 1년 만에 내놓는 신작 시집 <길 밖의 길>.

<길 밖의 길>에서 시인은 초월적 권력에 끊임없이 저항하는 삶을 노래한다. 시인에게 길은 우리 삶의 외부에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길은 우리의 삶 그 자체이다. 시인은 외부의 길을 쫓으며 삶 외부에 권력의 환상을 쌓아왔던 이전의 혁명을 반성적으로 사유한다. 이러한 벌거벗은 사유로부터 삶에서 삶으로 이는 바람을, 삶에서 움트는 새로운 혁명의 상을 구성한다.

<길 밖의 길>에서 백무산 시인이 ‘불꽃’(1980년대), ‘대지’(1990년대)를 넘어 ‘바람’으로 그려내기 시작한 이 힘은 경계를 허물고 경직된 것을 전복하는 힘이다. 그것은 ‘산’을 ‘골짝’으로, ‘강’을 ‘산’으로, ‘마을’을 ‘돌무덤’으로 뒤바꿀 뿐만 아니라 나무 그늘 아래 눌려 있던 ‘풀씨들’을 ‘키 큰 나무’ 너머로 비행토록 하여 ‘바다 건너’ 키 큰 나무들이 무너진 자리에 내려앉게 만든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부는 내재성의 바람은 ‘생의 활력과 지혜의 연대’를, 오늘처럼 험한 세상에서도 전 지구적 희망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힘이다.

백무산 시인은 <길 밖의 길>에서 지금까지 국가권력에 혼을 빼앗겨 그 주위를 불나비처럼 맴돌다 스러져 갔던 혁명들의 자리를, 뭇 생명들과 다중들의 마음에서 마음으로, 몸에서 몸으로 이는 바람의 자리로, 낯설어 슬픈 저 놀라운 삶의 자리로 묵묵히 옮겨 놓고 있다. 아마도 그는 결코 옛 시절의 그 자리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가 단 한 순간도 혁명의 자리를 떠난 적이 없기 때문이며, 또 그가 지금 혁명이 스러진 반동의 황야에서 다른 혁명적 가치들을 재구축하고 그것들을 전진시키려는 구성의 노동에 매혹되어 있기 때문이다.

혁명의 시간

탈근대의 혁명, 다중의 이름으로

이탈리아 출신의 좌파 정치학자로 정치적 격랑 속에서 망명과 귀국을 경험한 안토니오 네그리가 삶 전체가 자본주의적 생산활동으로 변모되면서 나타나는 일정한 방향, 즉 '다양하고 이질적인 삶들이 생산하는 공통성'을 바탕으로 정통 마르크스주의의 유물론을 재구성했다.

그는 '혁명의 시간'을 통하지 않고서는 제국을 아래로부터의 '다중의 공동체'로 변신시킬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갈무리 펴냄/ 288쪽/ 1만3,900원)

해적과 제왕

국제테러리즘의 역사와 실체

미국의 ‘살아있는 양심’으로 불리는 노암 촘스키가 지난 20여 년 동안 여러 유수한 언론과 학술지, 도서 등에 기고한 글들을 모은 것으로 촘스키 비판 정신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국제 테러리즘이 극에 달했던 1980년대에 쓴 다수의 글들과 9.11 이후 미국이 전개한 대테러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최근 상황에 관한 글들이 실려 있다. 세계 전역에서 저질러진 ‘제왕’과 ‘해적’의 만행들을 자세히 분석한다.

(황소걸음 펴냄/ 416쪽/ 1만8,000원)

마영선 기자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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