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사용자와 정부의 카운터파트너인 금융노조(위원장 이용득)가 지난 7.11 총파업으로 인한 피로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노조는 총파업 이후 노사정위원회 금융특위 등에서 노정합의사항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데 중점을 두면서 정책논리 개발을 위해 금융산업의 대안적 비젼개발을 위한 유럽 실사 등에서 역점을 기울여왔다. 또한 이용득 위원장, 김철홍 주택은행지부 위원장 등 총파업으로 인한 간부들의 사법처리 문제 해결도 관심사였다.
그런데 금융노조의 행보와 관련, 일각에서는 현안에 대한 발빠른 대응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의견은 한빛은행 부정대출 의혹사건에 관한 금융노조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다는 점과 함께 정부의 금융구조조정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뭔가 '다이나믹'한 액션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핵심 지부의 어수선한 상황도 문제다. 총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사건 등으로 국민은행 위원장이 사퇴했고 농협 및 수협내부의 갈등도 파장이 적지 않다. 또한 구조조정과 관련, 은행들간에 이해관계의 차이가 발생하는 시점에서 개별노조의 행보를 산별노조 차원에서 어떻게 아우를지도 고민꺼리다. 종합하면, 총파업 이후 노조가 후유증, 즉 '파업피로 증후군'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성급한 비판"이라는 입장이다. 김기준 사무처장은 "한빛은행 사건에 관한 금융노조의 입장발표가 수 차례 있어왔으며, 야당이 이를 정치쟁점화하고 있어 좀 더 신중히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산별노조 차원에서 정부에 대한 강도높은 액션을 취하기 위해서는 좀 더 그럴 듯한 '꺼리'가 무르익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노조는 일단 경영평가대상 6개은행의 일방적 인력감축에 제동을 거는 한편, 구조조정과정에서 노정합의사항 준수를 내세워 정부와 사용자를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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