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58년 역사상 처음으로 지도부 총사퇴를 결의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만큼 이번 총선결과에 대한 한국노총 내부 위기감은 단순히 ‘2% 득표 실패’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 이제 위기감을 해소하고 이번 사태를 수습할 중책이 비상대책위원회에 맡겨졌다.

더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노총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비대위가 자칫 중심을 잡지 못할 경우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기되는 새로운 지도부 구성과 개혁방안 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지도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비대위를 책임진 박헌수 화학노련 위원장이 문제 해결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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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대위는 어떤 역할을 맡게 되나?

“일단은 먼저 한국노총 조합원들에게 한국노총이 변화될 것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총선결과를 냉철히 평가해 조합원들이 노총을 신뢰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 하나는 새로운 집행부 구성을 위한 선거를 차분히 준비하는 것이다. 비대위로서는 두 가지를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일상업무도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

- 개혁방안 마련과 조기선거 실시를 놓고 선후 논란이 제기되는데?

“비대위는 노총이 비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판단해서 만들어진 조직이다. 무엇이 한국노총을 비상한 위기로 몰아왔는지 분석해서 대처방안을 찾아야한다. 그런 기조 속에서 조직적 논의를 모아나갈 것이다.”

- 이번 선거결과에 대한 평가는?

“예민한 문제지만 그동안 지도부와 조합원의 의견차이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본다.”

- 조기선거가 실시될 경우 임기는?

“규약대로 보궐선거로 할지 규약을 개정해 새로운 임기를 개시할 지 결정해야 한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 향후 일정은?

“20일부터 비대위 위원 전원이 노총으로 출근 할 것이다. 20일 오전 중 비대위 위원과 직원 전체 회의를 갖고 우리가 해야할 과제와 일정을 정리할 것이고 이후 산별대표자회의 추인을 받게 된다. 산별대표자 전원이 상당한 위기감을 갖고 있는 속에서 비대위가 결성됐기 때문에 비대위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 것으로 기대한다.

- 조합원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한국노총에 상당한 희망을 가져도 좋다. 결과에 대해 지도부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인 것은 이번 기회에 거듭나자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너무 위축되거나 실망할 것 없이 기대해도 좋다. 비대위는 한국노총이 신뢰받는 조직으로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과거와는 분명 다른 분위기다.”

김재홍 기자(jaehong@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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