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민주노동당 이홍우입니다. 권영길 대표가 있는 당 아시지요? 이번에는 꼭 일하는 사람들이 원내에 진출해야지요.”

고양 일산을에 출사표를 던진 이홍우 후보(전 민주노총 사무총장)는 지난 3일 일산시장을 중심으로 한 일산 1, 2동 상가를 돌아다니며 명함을 나누어 주었다. 그의 발걸음은 무척 빨라서 수행원은 저만큼 뒤쳐졌다. 이홍우 후보는 “벌써 이 지역 상가를 세 번째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 쪽은 이번 총선에서 15%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소한 8% 득표를 자신하고 있다. 상대 후보는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의 친동생이면서 2000년 16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했던 열린우리당 김두수 후보와 한나라당 전국구 재선 출신인 김영선 의원, 그리고 민주당 조길영 후보이다. 집중 공략 대상은 여론 조사 결과 30.7%에서 37.3%에 이르는 부동층과 민주당 지지 이탈자들이다.

이 후보는 신도시와 구도시 지역 주민들에게 각각 ‘진보야당의 힘’과 ‘부자들에게는 세금, 서민에게는 복지’를 강조하면서 당과 후보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 오후 이 후보가 돌아다닌 일산 1, 2동 지역은 지역 토박이들이 집중돼 있고 신도시에 비해 소득이 낮은 계층이 몰려 있는 곳. 지역 주민들의 관심사는 당연히 민생이고 정치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이 퍼져 있다. ‘서민에게 복지’를 주장하며 틈새를 파고 있지만 ‘민생불안’과 ‘정치불신감’은 인지도가 약한 이 후보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생활이 고달픈 만큼 힘 있는 후보가 국회에 진출해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산2동에서 산다는 전경화(42,여)씨는 “정치인들이 너무하다. 민주노동당 후보가 열심히 하면 좋겠다”면서도 “하지만 정치도 해 본 사람이 해야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면 전체 유권자 16만명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도시 지역의 경우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무직 노동자들이 밀집돼 있다. 이 후보는 “이 지역 30, 40대 남성의 경우 진보와 보수에 대한 정세분석은 뛰어나다”고 말한다. 다른 말로 하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사이에서 고민하는 유권자들이 많다는 뜻. 그런 가운데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하면서 손가락 네 개(기호 4번)을 펴고 흔드는 등 꾸준한 지지층이 형성돼 있어 이 후보에게 힘이 되고 있다.

“한 번은 주말에 가족과 식사중인 남성유권자와 ‘진정한 진보, 진보 야당의 힘’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뒤에 우연히 그를 만났는데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당신 말이 옳다. 동의한다’고요.”

따라서 이 지역도 집중 전략지역이 돼야 하지만 출퇴근 선전전이나 주말시간 식당 등 상가가 아니고서는 유권자들을 만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대부분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들이면서도 ‘자유로를 타고 일산으로 들어오는 순간 스스로 중산층이 돼버리는’ 30, 40대 사무직 노동자들 인식도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에 선대본(본부장 유기수 건설산업연맹 부위원장)은 당원들을 통한 ‘사랑방 좌담회’ 조직, ‘권영길’ ‘노회찬’을 널리 알린 매스미디어 정치를 활용해 지역 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김학태 기자(tae@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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