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선후보 TV합동토론 과정에서 노무현 후보가 자신의 친노동자성을 부각시키면서 권영길 후보와 설전을 벌였다. 게다가 설전이 오가던 도중 현대자동차노조와 대우자동차노조 사례에서는 서로 상반된 사실을 얘기해 결국 누군가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이와 관련, 논란의 타깃이 된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권 후보 말이 맞다"고 밝히고 있다.

대우자동차노조 이보운 위원장은 '대우차노조 위원장 초청으로 대우차를 방문했다'는 대목에 대해 "지난달 27일 권 후보가 대우차를 다녀간 뒤 민주당 의전팀에서 '노 후보도 대우차를 방문하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정리해고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이를 받아들인 것이지 초대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노 후보 2년전 대우차에서 달걀세례를 받은 것에 대해 사과하는 의미로 노조가 '삶은 달걀'을 전달했다는 점도 사실과 다르다. 당시 현장에서 삶은 달걀을 노 후보와 노조 위원장에게 전달한 사람은 노조 조합원이 아닌 기술연구소 김아무개 차장이었다.
사무노위 이창섭 위원장은 "김 차장은 개인적으로 노 후보를 지지하는 직원"이라며 "사무노위와도 관련 없는 돌출행동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한겨레는 이와 관련, "노조가 노 후보에게 사과했다"고 보도했다가 노조 항의로 정정보도문을 낸 바 있다.
더욱이 이보은 위원장은 '위원장이 밥도 타다줬다'는 표현에서 이르러서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이 위원장은 "회사 식당에서 같이 배식을 받은 것"이라고 항변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민주노동당 당원이며 노조 차원에서도 권 후보 당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노 후보는 더 이상 노동자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노 후보 TV광고에 사용되고 있는 지난 98년도 현대차노조 파업 당시 김광식 위원장과 노 후보 간에 악수하는 사진도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 후보는 "김광식 위원장과는 많은 대화와 설득을 했고 마지막까지 합의했다"며 "김 위원장이 고맙다는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마치 당시 노사합의에 노 후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한다.
김광식 전 위원장은 "당시 노 후보는 민주당을 대변하는 입장이었지 노동자편에 서 있던 것은 아니었다"며 "고맙다고 말한 기억도 없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당시 노 후보는 중재에 실패했으며 이후 노동부가 다시 중재에 나서면서 합의에 이르렀다"며 "마치 노 후보가 노사합의를 중재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재홍 기자(jaehong@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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