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상급단체 변경 투표와 관련, 한국노총 지도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김성태 사무총장은 24일 "철도노조 상급단체 변경 투표 과정에서 한국노총을 더 이상 호도할 경우 조직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해 주목되고 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언론에서 철도노조가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를 변경한다는 점이 부각되고, 철도노조가 '민주노총만이 민주노조'라는 것을 강조해 홍보하는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태 사무총장은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조합원의 판단을 요구해야 하는데, 집행부가 나서서 상급단체 변경만이 '지상과제'인양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아버지가 잘못했다고 자식이 계속 멍에를 짊어져야겠냐?"고 말해 현재 한국노총은 민주적으로 변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 23일 본부장급 회의에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철도노조가 한국노총을 음해하는 것에 대응해야 한다"고 입장을 모으기도 했다. 한국노총이 대응하는 것이 상급단체 변경을 더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조영길 조직본부장은 "투표결과와 상관없이 왜곡된 사실을 밝히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결론"이라고 답했다.

대응방안은 철도노조가 파업을 강행했던 과정과 2·27합의의 성과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그 과정에서 한국노총의 지원 역할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한국노총 관계자들은 철도노조가 2년 동안 조합비를 단 한차례 납부한 점, 대부분 회의를 불참한 점 등을 들어 상급단체 변경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한국노총 한 간부는 "철도노조가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 등 요구만 했지, 의무이행을 전혀 안 했다"면서 "우리도 이제 철도노조와 함께 할 수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철도노조 천환규 위원장은 23일 담화문에서 "민주노총 가입은 투쟁할 연대조직의 총결합을 의미하며, 대정부 교섭력을 강화하고, 민주노조의 새로운 역사를 향해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24일 다음달 4∼6일 상급단체 변경투표를 실시한다고 공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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