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주5일근무제' 준비중?

은행권이 토요일 집단휴가를 쓰는 방법으로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밝힌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성)가 지난 6월부터 같은 방법으로 격주 토요휴무제를 실시하고 있어, 실제로는 주5일 근무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14일 대한상의 노사에 따르면,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연차는 그대로 놔두고 월차 12일을 모두 소진하는 방식으로 격주 토요휴무제를 실시키로 합의하고 지난 6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당초 단협상 월차 6일을 소진키로 돼 있는 것과 관련, 지난해 상의측이 먼저 노조에 격주휴무제를 요구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 추진하지 못하다가 올해 교섭에서 상의측이 다시 요구한 끝에 6월부터 격주 토요휴무제를 시행하게 됐다는 것이다.

대한상의가 이처럼 격주 토요휴무제를 실시하는 것은 최근 주5일 근무제 정부입법을 앞두고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부정적 입장을 잇따라 내놓았던 것과 비교할 때 모순된 처사라는 지적이다. 박용성 회장은 "지난 7월부터는 은행들이 토요일에 집단적으로 휴가를 사용하는 변칙적인 방법으로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파행을 계속하고 있다"며 "법개정 없이 주5일 근무를 하게 되면 근로시간제도의 불합리한 제도들이 고쳐지지 못한다"며 노동부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노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회사에서 먼저 요구할 때는 손해가 아닌가 하고 노조가 거부했으나, 어차피 주5일 근무제가 대세이니까 준비하는 차원에서 합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상의측은 이번 토요격주휴무제의 주5일 근무제 준비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인사팀의 한 관계자는 "상의는 내년부터 임의가입단체로 전환되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제안했던 것"이라며 "우리단체 많은 회원사들도 연월차 휴가를 소진시키는 방식으로 주5일 근무제를 하고 있어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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