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신노조가 인력충원 등 '대정부 5대 요구안'을 내걸고 노사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본부들이 거리선전전에 나서 체신부문 노사관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7개 지방본부 위원장들은 이달 초 우정사업본부 출범기념식에 불참하기도 했다.

현장지부장들은 노조가 인력충원 문제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으며, 지방본부는 지난 20일부터 집배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알리는 홍보물을 제작,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체신노조 지방본부가 이런 실천활동에 자발적으로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전남지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체신노조가 그 동안 위에서 활동을 조직해 왔다면, 이번 움직임은 아래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체신노조는 당초 상반기까지 노사협의회를 통해 근로조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 19일 예정됐던 노사협의회가 정보통신부 장관교체로 연기되는 등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한 상태다.

체신노조는 지난 20, 22일 일간지에 '대국민 호소문' 광고를 게재하는 등 지방본부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체신노조는 "노사협의회 결과를 지켜보면서 투쟁 단계를 밟아갈 방침"이라며 "아직 농성이나 집회일정을 확정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올 초부터 집배원들이 자발적으로 청와대와 정부부처, 체신노조 홈페이지에 열악한 근로조건을 호소하는 글들을 올린 데 이어, 최근엔 '집배원 가족', '딸' 등의 아이디를 사용하는 가족이나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시민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지난 4월 체신노조 설문조사에 따르면 집배원들은 하루 12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과 빈번한 산재사고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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