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과 철도청이 26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노사정위원회에서 재개한 철도노사 특별단체교섭은 노측 대표단이 협상장에서 철수하는 등 진통 끝에 20여 시간만인 27일 오전 6시40분쯤 극적 타결됐다.

그러나 파업주동 조합간부에 대한 사법처리, 해고자 복직문제 등 핵심쟁점들이 불씨로 남아 있어 후유증이 우려된다.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하던 양측간 협상의 전환점이 된 것은 26일 오후 5시30분부터 1시간30여분 동안 진행된 3차 협상. 노사는 3조2교대제 도입과 관련, 의견차가 컸던 임금보전 방안에 대해 사측이 수당 감소분 보전안을 들고 나오면서 상당부분 접근을 봤던 것.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오후 9시30분쯤 방용석 노동부장관이 노사정위를 방문, 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 손학래 철도청장과 30여분 동안 3자 회담을 나눠 조만간 최종 타결이 나오는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돌기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하던 양측간 협상은 3자회담이 끝난 직후 한때 위기. 사측 수정안을 기다리던 노조 대표단이 오후 11시40분께 고함을 지르며 “정부와 사측이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협상장에서 전격 철수, ‘타결’ 분위기는 ‘결렬’쪽으로 급반전.

●…한국노총으로 자리를 옮긴 노측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측이 자기 입장만 고수하고 성의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아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반면 사측은 “노조측이 파업주도 간부들의 선처를 호소한다는 내용을 합의서에 명시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비난. 그러나 27일 오전 3시쯤 양측 대표단이 전화를 통한 대화를 재개, 4시 조금 넘어 한국노총 교섭대표들이 노사정위에 다시 나타났다. 이어 5시쯤 이남순 위원장과 김재길 철도노조 위원장이 함께 노사정위에 들어섰고 곧바로 해고자 복직 문제 등 최종 쟁점에 대해 의견조율을 시작, 1시간30분여의 합의서 문구 조정을 거친 노사는 오전 6시40분쯤 7개항으로 이뤄진 특별단체교섭 합의서를 최종 검토한 뒤 서명했으며 곧이어 김 위원장은 파업철회를 공식선언.

●…노동계 관계자들은 철도노조측이 기존요구사항을 대폭 양보한 선에서 이번 협상을 타결, 향후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 무엇보다 이번 파업 과정에서 오히려 민영화는 피할수 없는 대세라는 사실을 확인해 준 셈이 됐다는 지적. 또한 파업 때마다 관례처럼 되풀이돼온 노조 간부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 등 선처 약속이 이번 합의문에서는 아예 빠져 체포영장이 발부된 조합 간부에 대한 사법처리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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