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국민의힘이 총선 공식선거운동일 직전인 27일 ‘국회 세종시 이전’ 공약을 내놨다. 4년 전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반대했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최근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진 세종·충청권을 겨냥한 공약으로 해석된다.

큰 폭 떨어진 충청권 지지 노렸나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부지는 시민 의견을 들어 프랑스의 오르세미술관이나 영국의 테이트모던 같은 세계적 전시공간을 만들고, 75미터 고도제한을 풀어 여의도를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대통령실 이전은 지금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다.

국회의 세종시 이전으로 행정 비효율을 해소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다. 2023년 10월 전체 17개 상임위원회 중 12개와 예산정책처·입법조사처를 세종시로 옮기기로 결정된 상태다. 정진석 국민의힘 충청권역 선대위원장은 “세종으로 국회의사당이 완전 이전하면 충청이 정치행정의 중심이 돼 충청중심 시대가 열린다”며 환영했다.

이는 4년 전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2020년 7월 더불어민주당에서 행정 수도 이전을 현실화하겠다고 하자 국민의힘은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하고, 위헌 논란이 있다며 반대했다. 2004년 헌법재판소는 행정수도 이전을 관습헌법을 이유로 위헌으로 결정하며, 국회 역시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결론냈다. 세종으로 이전한 상임위원회를 시범 운영하고 효과가 검증된 뒤 분원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야당에서는 총선용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헌은 언급하지 않고 국회 이전만 말하고, 대통령실 이전도 빠져 있다”며 “대통령실 이전을 언급하지 않는 한동훈 위원장은 여전히 시민이 아닌 용산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세종시 수도 이전은 국토 균형발전의 핵심 가치인데 서울시 개발의 신호탄이 될 거라는 건 염불보단 잿밥에 관심 있는 것”이라며 “국토 균형발전의 가치부터 인식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충청권에서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전·세종·충청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31%로 직전 조사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민주당은 19%포인트 오른 43%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유세단 출정식
녹색정의당 노회찬 묘역 결의대회

민주당은 ‘몰빵13 유세단’을 띄웠다. 1은 민주당의 지역구 기호 순번을, 3은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기호 순번을 의미한다. 유권자들에게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민주당을 지지해 달라는 의미를 담았다.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유세단 출정식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민주당의 가장 젊은 병기들로 구성된 몰빵13 유세단이 출정한다”며 “앞으로 전국을 다니며 정권 심판에 대한 열정과 그것을 넘어서서 민주당이 책임질 것이 무엇인지 호소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유세단에는 당내 경선에서 패배해 총선 출마가 무산된 권지웅 민주당 전세사기고충센터장, 조상호 변호사(법무법인 파랑), 여선웅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참여한다.

녹색정의당은 이날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의 고 노회찬 의원의 묘역을 찾아 총선 출정 결의대회를 열었다. 김준우 상임선대위원장은 “노회찬 의원님의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라’는 유지를 가슴에 새기고 정권심판의 길을 당당히 가겠다”며 “녹색정의당이 여기서 주저앉는다면 노동과 여성, 농민, 청년의 목소리가 사라진다. 국민들께서 녹색정의당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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