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언론인 회칼 테러’ 언급, 채상병 사망사건 피의자 이종섭 주호주대사 도피성 출국 논란, 과일·채소 등 시장물가 급등 등 잇단 악재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 지지율 30%대로 하락
국민의힘 46.7% → 37.9% ‘뚝뚝’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11~1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천504명에게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1.6%포인트 낮아진 38.6%라고 18일 공개했다. 2월 넷째 주 41.9%까지 올랐지만 3주 만에 30%대로 내려앉았다. 부정평가는 같은 기간 2.3%포인트 높아진 58.4%였다. 이날 현재 22대 총선까지 23일 남았다.

정당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 하락 속도가 심상치 않다. 국민의힘은 2월 다섯째 주 46.7%까지 올랐지만 3월 첫째 주 41.9%에 이어 이번에 37.9%로 급전직하했다. 공천파동 여파로 지지율 하락을 겪었던 민주당은 같은 기간 39.1%에서 43.1%로 올랐다가 이번에 40.8%로 하락했지만, 국민의힘을 2.9%포인트 차로 앞선 상태다. 이어 개혁신당 4.2%(1.1%포인트↑), 새로운미래 2.6%(0.9%포인트↑), 자유통일당 2.6%, 녹색정의당 1.5%(0.0%포인트), 진보당 1.3%(0.1%포인트↓), 새진보연합 0.4%(0.2%포인트↓) 순이다.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는 국민의미래 31.1%, 조국혁신당 26.8%, 더불어민주연합 18.0%, 개혁신당 4.9%, 자유통일당 4.2%, 새로운미래 4.0%, 녹색정의당 2.7%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윤 대통령-한동훈 ‘당정갈등’ 재현
물가 치솟는데 뒤늦은 정부·여당 대응

지지율 하락에 비상이 걸린 국민의힘 지도부는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자진사퇴, 이종섭 주호주대사 소환조사를 촉구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꿈쩍도 않는 분위기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한 데 이어 이날 중앙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도 이종섭 주호주대사 즉각 소환과 즉각 귀국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위원장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에 대해서도 전날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이종섭 주호주대사 발탁은 적임자를 발탁한 정당한 인사”라며 “대통령실은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강압 내지 압력도 행사해 본 적이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한동훈 위원장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과 이종섭 주호주대사를 둘러싼 당정관계 갈등이 지속된다면 지지율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하락의 큰 요인으로 꼽히는 물가상승에 대해 정부·여당도 부랴부랴 대처하는 모양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중앙선대위회의에서 “조만간 물가안정 대책을 위한 당정협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를 내릴 수 있도록 농산물을 중심으로 특단의 조치를 즉각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만시지탄”이라며 “외식물가 상승률이 33개월 연속 전체 물가상승률을 상회했는데 대통령은 이제야 무거운 몸을 이끌고 물가 점검에 나섰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1만원으로 점심 사 먹기도 어려워 아예 끼니를 거르는 직장인이 늘고, ‘금사과 쇼크’, ‘사과플레이션’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동안 대통령은 대체 무엇을 했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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