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도 귀한 신문을 보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요네자와라는 곳에서 임금인상 강연회를 하고 도쿄로 가는 중입니다! 요네자와는 매년 이맘때면 눈이 1~2미터 쌓여 있었는데 올해는 전혀 없습니다. 지구의 이상 징후를 실감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매일노동뉴스> 구독담당 직원에게 종종 이메일을 보내는 독자가 있다. 오래 만나 친분을 쌓은 사이 같다. 이런 독자가 있을까. 주인공은 오학수(61·사진) 일본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 특임연구위원이다. 본지에 일본의 노동정책·노사관계 뉴스를 알리는 ‘객원기자’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최고의 일본 노동전문가로 알려져 있지만, 일본 내에서도 자타공인 최고의 개별적·집단적 노사관계 전문가다. 임금인상 관련 연구를 위해 한국을 찾은 오 특임연구위원을 지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본지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가 매일노동뉴스를 구독하기 시작한 때는 2013년 4월. 벌써 11년째다. 일본에 있으면서도 한국에 출장을 자주 온 그는 한국노동연구원이나 고용노동부를 방문했다가, 그곳 사람들의 책상에 올려진 매일노동뉴스를 봤다. 매일 나오는 노동전문지라는 사실을 알고 구독자의 길로 들어섰다.

“매일 아침을 매일노동뉴스 보는 것으로 시작하지요. 제가 한국에 있지 않으니, 우리나라 노동현장과 노동정책을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매체가 됐어요.”

일본인 동료들에게도 신문을 보여주면서 자랑한다고 한다.

“보기에도 좋은 판형의 노동뉴스가 매일 나온다고 하면 연구자든, 노사 관계자들이든 깜짝 놀라요.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묻습니다. 일본 신문은 노동뉴스 비중이 우리나라의 10분의 1도 안 돼요. 그런 측면에서 매일노동뉴스의 존재는 정말 자랑거리입니다.”

바다 건너 일본에 있는 오 특임연구위원은 원래 월~금요일 신문 5일치를 우편으로 한꺼번에 받아 봤다. 그런데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우편 배달에 어려움이 생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의 직장에서는 코로나19로 예산이 삭감되면서 각종 신문 구독을 중지했다. 하지만 오 특임연구위원은 “매일노동뉴스만은 꼭 봐야 한다”며 버텼다. 결국 성공했고, 우편 배달 대신 매일 아침 PDF 파일을 이메일로 받아 보고 있다.

“PDF 파일도 이점이 있어요. PC에 폴더를 만들어 파일을 넣어 놓고, 중요한 뉴스를 나중에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분류합니다. 매일노동뉴스 홈페이지도 검색하기 편리하게 돼 있지만, 지금처럼 이메일로 받아 보는 방식도 아주 만족스러워요.”

매일노동뉴스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계 모기업의 고용안정협약 파기에 맞서 싸워 온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오 특임연구위원은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이 2022~2023년 세 차례 일본 원정투쟁을 할 때 공문·서한·전단지 같은 각종 문서 번역 등을 도맡아 지원한 숨은 공로자다.

“특정한 사건과 현안을 지속적으로, 중요한 길목마다 보도하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문제 해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매일노동뉴스에 바라는 것이나 쓴소리를 해 달라는 요청에는 손사래 치며 격려의 말로 대신했다.

“기자 열한 분이 30페이지 가까운 신문을 매일 만든다는 건 너무 힘든 일 같아요. 기자분들을 포함해 직원분들이 헌신적으로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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