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대표.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연합이 시민사회에서 추천한 전지예·정영이 비례대표 후보가 ‘반미친북’ 논란이 있다며 재추천을 요청한 데 이어,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에 대해서는 ‘병역기피’를 이유로 공천배제(컷오프)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임태훈 소장 컷오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기에 철회를 요청하며,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참여를 철회하겠다는 의지도 시사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선 넘은 개입에 시민사회와의 불안한 동거가 깨질 위기다.

연합정치시민회의 잇단 부적격 통보에 반발

연합정치시민회의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에 임태훈 전 소장에 대한 컷오프 철회를 요구했다. 박석운 상임심사위원은 브리핑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는 이미 제도화됐는데 이를 이유로 부적격 결정을 한다는 것은 국민적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서 “임 후보에 대한 부적격 통보는 부당하며 반대한다”고 말했다.

임 전 소장은 군대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병역을 거부해 2004년 병역법 위반 혐의로 징역을 살았다. 이후 군인권센터를 설립하고 군인 인권 향상을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현재 국회는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를 입법하고 제도화한 상황이다. 임 전 소장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이제 처벌 대상이 아닌 만큼 ‘병역기피’라는 이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 전 소장은 더불어민주연합 공천관리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이날 오전 기각 결정을 통보받았다.

박석운 위원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오늘 중으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했다. 박 위원은 “상임위원회를 열어 숙의를 거칠 것”이라며 “한 석 정도 비워놓는 수준을 넘어서는 총체적 대응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정치시민회의는 이날 더불어민주연합이 재추천을 요구한 전지예·정영이 후보 자리에 민변 사무차장을 지낸 이주희 변호사(법무법인 다산)와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명했다. 시민회의는 당초 차점자였던 이주희 변호사가 양보해 서미화 전 인권위 비상임위원이 여성 1번 후보에 앉았다고 설명했다.

정봉주 전 의원 공천 취소될까

민주당은 지역구 공천에서도 논란이 있다. 서울 강북을에 박용진 의원을 꺾고 공천된 정봉주 전 의원이 주인공이다.

과거 정봉주 전 의원이 했던 ‘목발 경품’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은 2017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자신의 유튜브 방송 발언에서 “비무장지대(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자.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고 했다. 2015년 경기도 파주에서 수색 작업을 하던 군 장병들이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를 잃은 것을 조롱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봉주 전 의원은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고 했지만 장병들은 사과를 받은 바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 취소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대전 방문 자리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사안을 보겠다”고 했다. 김민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에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돈봉투 수수 의혹’이 있는 정우택 의원의 충북 청주상당 공천을 취소하며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취소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우택 의원이 한 남성으로부터 흰 봉투를 받아 주머니에 넣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퍼졌다. 정우택 의원이 봉투를 준 사람을 회유하려 했고 추가로 돈을 받았다는 내용의 전화통화 녹음파일 보도까지 나오며 국민의힘은 공천을 전격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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