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노동자들이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하루 파업에 나선다. “미싱을 돌리던 공순이가 이제는 비정규직 콜센터 노동자가 됐다”며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외친다고 선언했다.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지부장 이은영)는 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콜 받는 기계로 살지 않겠다는 다짐을 담아 3월8일 하루 파업을 한다”고 밝혔다.

지부는 미싱을 돌리다 공장 공순이가 됐고, 그 공순이가 최근에는 닭장과 같은 상담실 속 콜센터 상담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노동자는 시대 변화 속에서도 언제나 노동시장 밑바닥에 놓여 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이은영 지부장은 “착취당한 여성을 대표하던 청계천·구로공단 여공의 위치가 지금은 콜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사로 바뀌었다”며 “과거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던 여성노동자는 이제 감정노동까지 더해져 최악의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의 콜센터 업무는 12개 민간위탁 업체에서 이뤄진다. 상담사 95% 이상이 여성으로 이뤄져 있다. 내부 인사와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한 공단 사무논의협의회는 2021년 10월 고객센터 노동자 고용형태를 소속기관으로 결정하고, 상담사 고용안정·처우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라고 권고했다. 공단은 소속기관을 설치 하지 않으며 시간을 끌었고, 지난해 10월 “2019년 2월27일 이후 입사자들은 직업기초능력평가(NCS)를 통해 공개경쟁 채용하겠다”는 첫 제시안을 내놨다. 사회적 합의 도출 이후로도 콜센터 노동자 단 한 명도 소속기관으로 전환되지 않았다. 경쟁 채용 방침은 고용불안 우려를 낳고 있다.

김금영 지부 서울지회장은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도모할 방법은 원청인 공단이 건강보험고객센터를 직접 관리하는 것이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1917년 ‘빵과 장미’를 외치던 여성노동자의 파업을 기억하며, 우리도 대한민국 여성노동자로서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