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가진 후 기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임세웅 기자>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이 정치권 지각 변동까지는 가지 못한 채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공천배제된 홍영표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했다. 앞서 탈당한 현역 의원 3명과 연대할 계획이지만 파급력은 크지 않아 보인다. 현역 의원 공천 탈락자들이 나온 국민의힘에서 새로운 공천 파동이 감지된다.

홍영표 “현역 의원 4명 연대”

홍 의원은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가 사라진 가짜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엉터리 선출직 평가부터 비선에서 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배제 여론조사, 이유 없는 전략지역구 지정과 경선 배제까지 일관되게 ‘홍영표 퇴출’이 목표였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의원은 “(송영길 전 대표의) 돈봉투 사건이 밝혀지며 민주당의 위상은 땅으로 곤두박질쳤고, 추락은 이번 공천에서 정점을 찍었다”며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선전포고”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같은 이유로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들과 민주연대를 구상하고 있다. 그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어제(5일)도 몇 명 만났다”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빠르게 전진시키려 한다.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진로나 해야 할 일을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은 “추가 탈당은 기대하지 않는다”며 “아마 현역의원 4명으로 총선에 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미래의 박영순·김종민 의원과 무소속 설훈·홍영표 의원이 함께한다는 것이다.

홍영표 의원의 탈당으로 민주당 공천 파동은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홍 의원은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10%에 속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당 전략공관위는 홍영표 의원을 공천 배제(컷오프)하고 영입 인재인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이동주 의원이 홍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부평을에서 경선하게 했다.

국민의힘 대구 달서갑·서울 강남병에 전략공천

지금까지 현역 의원의 반발 없이 ‘조용한 공천’을 이어 오던 국민의힘에서는 공천 불복이 불거졌다. 지난 5일 국민의힘 공관위가 발표한 대구 달서구갑과 서울 강남병 선거구가 논란이다. 대구 달서갑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사로 알려진 유영하 변호사, 서울 강남병에는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단수공천됐다. 현역 의원인 홍석준 의원과 유경준 의원은 자동으로 컷오프됐다.

홍석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의 달서갑 지역선거구 유영하 변호사 단수 추천 의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정한 시스템 공천이라는 대원칙이 깨졌다. 부당한 의결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유경준 의원도 이의를 제기했다. 유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5일 당에서 실시한 유경준의 경쟁력 조사 수치는 49.8%이고, 2등 후보는 20% 초반으로 단수추천 기준인 ‘1위 후보의 지지율이 2위 후보보다 2배 이상’ 사항에 해당된다”며 “사실과 다르다면 공관위가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유경준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공관위는 “공관위가 실시한 본선 경쟁력 조사결과 1위 후보 49.6%, 2위 후보 41.3%, 3위 후보 38.1%, 4위 후보 35.2%, 5위 후보 34.0%로 단수공천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모든 후보의 본선경쟁력이 정당지지율(58.6%)에 많이 미치지 못해 우선추천 요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공천신청자 종합평가 결과에서도 1위 92.75점, 2위 81.48점, 3위 72.14점으로 단수추천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초와 강남은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는 지역구”라며 “유경준 의원은 본인이 원하면 재배치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정 공관위원장은 9일 경선 발표를 포함하면 현역 교체율이 35%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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