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와 김종민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신당과의 결별을 발표하고 있다. <임세웅 기자>

제3지대 빅텐트가 결국 찢어졌다. 개혁신당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파인 새로운미래가 합당 11일 만에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새로운미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게 선거의 전권을 쥐어주는 것을 반대하며 당을 정비하고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제3지대 정당들은 거대 양당의 공천 탈락자 흡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1일 만에 3지대 빅텐트 해체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새로운미래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한 통합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 표결로 강행처리됐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와 김종민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이 ‘이낙연 지우기’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회의 이후 갈등이 있었으면 서로 대화하는 과정이 진행돼야 하는데, 이준석 대표는 천하람 전 개혁신당 최고위원, 이원욱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하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권을 맡겨서 공천을 하겠다고 했다”며 “이를 위한 오전 회의였다는 확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대표는 “전권 위임 안건은 최고위 표결 대상이 아닌데, 통합주체들의 합의를 최고위 의결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니 정치적 조정을 해 보자고 했는데 묵살됐다”고 말했다.

개혁신당도 이들을 굳이 잡지 않았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정오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이낙연 대표 및 새로운미래 구성원들의 앞길에 좋은 일이 많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이낙연 대표 등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준석 대표는 선거운동 캠페인 위임에 대해 “메신저 단체방도 있어서 논의가 활발히 오간 상태에서,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 안건까지 공유해 가며 표결 처리하자는 방식으로 결론이 났기 때문에 표결에 임한 것”이라며 “모든 세력의 의견이 다 나온 상태에서 표결 절차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전권 위임에 대해서는 “정당에서는 선거사무에 대한 위임 의결을 많이 하는데, 지난 대선에서 59초 쇼츠 공약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주장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설에는 “이낙연 대표 쪽에서 합당 선언한 다음날 저에게 (제안이) 들어왔다”며 “저희가 남은 대표자들끼리 모여 오늘 중으로 상의를 해 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민주당 공천 탈락자들 행보 ‘주목’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각각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공천에서 탈락한 이들을 받으며 힘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미래는 공천에서 탈락한 민주당 인사들과 접점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어제와 오늘 많은 분들과 통화했는데 정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정치를 살리기 위해 같의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또 “브레이크 없는 공천 파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민주당 자체가 무너져 내리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 공천 파동은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4선 의원인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를 통보받은 것에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게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지금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당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근거로 하위에 평가됐는지 정량평가, 정성평가 점수를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현역 의원 없는 후보 적합도 조사가 벌어져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설훈·이인영·홍영표·송갑석·김상희 의원 지역구에서는 이들을 제외한 여론조사가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가 진행됐다며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했다.

이재명 대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역 의원 평가는) 공정하게 위원회를 구성해서 오래전에 평가한 결과였기 때문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위해 불가피한 과정”이라며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