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섭 한전KDN노조 위원장이 지난해 11월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진행된 한전 자구안 관련 지분매각·인력감축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력연맹 >
박종섭 한전KDN노조 위원장이 지난해 11월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진행된 한전 자구안 관련 지분매각·인력감축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력연맹 >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전력공사가 자구책으로 제시한 한전KDN 지분 매각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력연맹·한전KDN노조는 19일 성명을 통해 “전력 공공성 위협하는 한전KDN 지분 매각 계획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전은 지난해 11월 500%대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서울 공릉동 인재개발원 부지를 팔고, 자회사 한전KDN 지분 20%를 매각하는 등 방법으로 1조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전KDN은 한전 자회사 중에서도 ‘캐시카우’로 불린다. 한전KDN은 지난해 말 한전에 약 1천600억원을 중간배당했다. 이외에도 한전은 한국수력원자력 1조5천600억원, 5개 화력발전사 1조4천800억원 등 자회사들로부터 3조2천억원을 중간배당받아 겨우 위기를 면했다.

한전이 100% 지분을 보유한 한전KDN은 매년 꾸준히 이익을 내며 한전에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2019년에 191억원, 2020년 147억원, 2021년 189억원, 2022년 370억원으로 평균 220억원 상당의 배당이익을 지급해 왔다.

이번만 아니라 2022년에도 한전의 관계기업, 공동기업, 종속기업 관련 이익은 1조3천억원에 달하는 만큼, 캐시카우인 한전KDN 지분을 매각하는 건 중장기적 재무건전성에 오히려 손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한전KDN 지분 20% 매각 대금은 1천300억원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200조원의 누적적자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부지·지분 매각은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전은 2014년 서울 삼성동 부지를 현대차그룹에 10조5천500억원에 매각했는데, 1제곱미터당 공시가격이 당시 1천948만원에서 2022년 8천110만원으로 4배 이상 상승했다.

전력연맹·한전KDN노조는 “정부와 한전 경영진은 전기요금 현실화란 유일한 해법을 뒤로 한 채 근시안적이고 실효성 없는 자회사 지분 매각 카드만 만지작거린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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