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국적선사 HMM(옛 현대상선) 매각이 최종 결렬됐다.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하림그룹과 지분을 매각하는 KDB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가 입장 차를 끝내 좁히지 못했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7일 오전 하림그룹 계열사인 팬오션, 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의 HMM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쟁점은 지배구조였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단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주식으로 바꾸면 매각 뒤에도 대주주로서 입김을 행사할 만큼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하림은 영구채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 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하림은 매각 결렬 이후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 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졸속 매각’이라며 반대했던 HMM육·해상노조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이번 매각이 무산된 것은 실패가 아니다”며 “오히려 대한민국 대표 국적선사의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과정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HMM의 국민기업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이기호 사무금융노조 HMM지부장은 “민영화가 목적이 돼 금융논리로 매각해선 안 된다”며 “포스코처럼 대주주 없이 국민 누구나 투자하는 국민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자본력이 충분한 회사가 (매각협상대상자로) 나오더라도 자본 소유에 따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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