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공공운수노조

한국남부발전이 당초 경쟁입찰하기로 했던 삼척그린파워(삼척화력발전소)의 연료·환경설비 운전분야 용역업무에 대해 부분적으로 입찰 취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6일 남부발전은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통합 노·사·전문가 협의체 근로자대표들과 만나 경쟁입찰과 관련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협의체 관계자에 따르면 남부발전은 경쟁입찰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경쟁입찰 마감 기한을 연기한 상태다. 또 석탄취급설비와 석탄회처리설비 중 회처리설비 업무에 관한 용역업체 입찰은 취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본지 2024년 1월23일자 6면 “‘또다시 죽음의 외주화’ 정규직화 기다리던 김용균 동료들 해고 위기기사 참조>

남부발전은 지난해 12월 삼척화력발전소의 연료·환경설비 운전분야 용역업체를 경쟁입찰로 공개모집하겠다는 공고를 발표했다. 해당 업체에서 맡아 온 업무는 석탄취급설비(106명)와 회처리설비(54명)다. 두 업무는 모두 발전소 하청노동자가 처리해 왔는데 회처리설비의 경우 정부가 2019년 발표한 발전산업 안전강화 방안에서 지정한 정규직화 대상이다. 석탄취급설비 노동자들은 하청의 재하청 노동자들로 발전사는 정규직화 대상이 아니라고 보지만 노조쪽은 정규직화 대상이라고 주장해 이견이 있는 상태다.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씨가 사망한 뒤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노동계는 발전소 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발전 공정별로 정규직화 논의가 진행됐는데 연료·환경설비 업무를 맡은 노동자들의 경우 민영화된 한전산업개발을 다시 공기업으로 만들어 정규직으로 고용하도록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수년째 한전산업개발 공영화 논의는 진척되지 않았다. 그 사이 석탄취급설비와 회처리설비 업무의 용역계약이 만료됐고 남부발전은 두 업무의 용역업체 경쟁입찰을 기습적으로 공지했다.

경쟁입찰 공고 후 위험의 외주화를 반복한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남부발전이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석탄취급설비의 경우 삼성중공업이 한전산업개발에 재하청을 주던 업무로 삼성중공업이 계약 연장을 희망하지 않아 경쟁입찰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회처리설비는 명확히 정규직화 대상인데다가 업체와 용역계약 연장이 가능해 남부발전에서 경쟁입찰 취소를 고려할 수 있다.

노·사·전 협의체 관계자는 “남부발전이 경쟁입찰을 강행할 경우 다른 발전사도 정규직 전환 대상업무에 대한 입찰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했다”며 “남부발전에서 검토 후 조만간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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