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10명 중 8명은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냉·난방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측은 “물류센터 내 냉·난방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해왔지만 현장의 노동자들은 동의하지 않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지부장 민병조)는 1월31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류센터 노동안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부는 지난해 11월5일부터 2024년 1월8일까지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 4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작업환경은 열악했다. 물류센터에서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문제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96%(복수응답)는 소음을, 80%는 더위와 먼지를 꼽았다. 73%는 추위를 선택했다. 노동자들은 병들어 있었다. 92%의 근골격계 질환이 있다고 답했고 근육통을 앓는다고 밝힌 노동자는 93%나 됐다. 90%는 피곤함을 자주 느꼈다.

관리자에게서 구타 등의 위험을 느낀 응답자 6%는 관리자로부터 구타 등의 위험을 느꼈고, 28%는 인격적 무시나 감정적 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개선할 사항으로는 냉·난방 시설의 설치(81%)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환기시설을 만들어 달라고 답한 노동자도 78%나 됐다. 쿠팡이 그간 “물류센터의 온열·한랭질환은 잘 관리되고 있다”고 해명한 것과는 달리 현장 노동자들의 시설 개선 요구가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의 김혜진 집행위원장은 “대책위가 수없이 물류센터 내의 온열질환 문제 개선을 요구하고 휴게시간 보장을 주장해 왔지만 정부는 제대로 역할하지 않았다”며 “고용노동부는 올 여름이 오기 전에 관계 법령을 정비해 실내작업자의 휴게시간을 법적으로 보장하라”고 강조했다.

민병조 지부장은 “하루 5명의 노동자들이 출근한 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 노동자의 현실”이라며 “행정당국은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고 제 역할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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