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한국씨티은행지부는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비자발적 퇴직을 무효화하는 투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올해 사업계획을 심의·확정했다. <제정남 기자>

글로벌 본사의 대규모 구조조정 방침을 받아 든 금융노조 한국씨티은행지부(위원장 진창근)가 고용을 지키기 위해 신발 끈을 묶고 있다. 신용카드와 자산관리 등 소비자금융 청산으로 회사가 반토막이 난 뒤 불과 2년여 만에 다시 구조조정이 예고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부는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비자발적 퇴직을 무효화하는 투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올해 사업계획을 심의·확정했다. 씨티그룹은 지난 12일 그룹 전체 인력의 10%, 약 2만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대로라면 현재 1천800여명인 한국씨티은행에서도 200명에 이르는 인원조정이 우려된다. 소비자금융 청산으로 2021~2022년 2천100명 이상이 회사를 떠난 데 이어 또다시 고용불안 문제가 닥친 셈이다.

진창근 위원장은 정기대대에서 “씨티그룹의 10% 인력감축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진행 중이지만 노조는 비자발적 퇴직을 용납하지 않는 고용보장과 노동조건의 지속적 개선을 위해 싸울 것”이라며 “노조 본연의 역할을 묵묵히 충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본사에서 시작한 대규모 구조조정 바람이 한국은 스쳐 지나가는 예외가 될 수 있도록 연대하겠다”며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노조, 그리고 단결에 있다”고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지부는 이날 노조 인력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청년위원회·여성위원회를 출범하고 노동학교를 운영하는 등의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연이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조합원 감소로 노조 역량이 약화하지 않도록 미래의 노조간부 육성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정기대대에 참석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고용노동부가 연장근로한도를 1일 단위에서 주 단위로 행정해석을 변경한 사건을 언급하며 “장시간 노동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변경된 행정해석에 따르면 노동자는 하루 21.5시간 연속 근무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며 “한국노총은 행정해석 변경을 요구하고 연장근로를 1일 단위로 계산하는 내용의 입법 투쟁에 당장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