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23일 오후 대형화재로 큰 피해를 당한 충남 서천특화시장을 찾은 윤 대통령은 비슷한 시간에 같은 현장을 찾은 한 위원장과 함께 사고현장을 점검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고,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악수를 한 뒤 함께 피해를 입은 시장 상인과 화재 진압을 한 소방관을 찾았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강추위 속에 눈까지 내리고 있는 화재현장에 도착한 대통령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한동훈 위원장 등과 함께 피해상황을 보고받고 현장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위원장을 비롯해 현장을 방문한 당과 정부 관계자가 모두 대통령 전용열차를 타고 상경했다.

서울역에 도착한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용열차에서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로 갈등이 불거졌는데 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그런 말씀보다는 민생 지원에 관한 이야기를 서로 잘 나눴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교해 이번 사퇴 요구를 촉발시킨 것으로 알려진 김경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에 관한 언급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갈등이 봉합됐다고 봐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저는 대통령님에 대해서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가지고 있고, 변함이 전혀 없다”는 말로 대신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관한 질문에는 답 없이 자리를 떠났다.

윤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을 지명했다.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을 그만둔 지 한 달 만이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형사사법 개혁을 이어받아 헌법적 가치를 법무행정에 구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한동훈 위원장과의 갈등이 본격화된 지 이틀 만에 급하게 후임자를 낙점한 것은 법무부에서 한 위원장의 그림자를 지우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오늘의 동행은 갈등 봉합쇼에 불과하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통령의 이중적 행태와는 별개로 여전히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과 대통령의 당무 개입 의혹은 여전히 남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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