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물가 상승 문제와 전쟁의 여파로 올 한해 경제는 ‘불확실성’이 주요 키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 고물가·고금리 지속될 것

주현 산업연구원장은 2일 산업경제이슈 156호를 발간을 알리며 “2024년 우리 경제는 대내외 환경을 고려할 때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회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주 원장은 2023년을 “기대보다 아쉬웠던 한 해”로 평가했다. 코로나19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방역 완화 등의 조치가 뒤따랐고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리오프닝)했지만 국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기대보다 부진했다. 3분기까지 이어진 부진한 수출 흐름은 하반기에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내수 부진까지 더해져 2022년 대비 2023년 경제 성적은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다.

특히 우리나라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중국 무역전쟁 사이에 놓이면서 공급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강화됐다. 이로 인해 경기 회복 시점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상반기에는 미국 일부 은행이 파산하고 하반기에는 중국 부동산 기업이 파산하는 등 금융 위기가 우려될 만한 상황도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 기초해 주 원장은 “올해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지정학적 위험 요인으로 과거 어느 해보다 불확실성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과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중국 무역전쟁이 계속되며 에너지·식량과 같은 원자재 가격의 예측 불가능성도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주 원장은 “올해 세계 경기 향방은 이스라엘-하마스 교전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개 양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대선 등 주요국들의 정치 이벤트 결과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설비투자 소폭 증가, 건설투자 감소”

국내 경제는 2%대의 완만한 성장을 예측했다. 주 원장은 “올해 국내 경제는 IT경기의 완만한 회복세에 따른 수출과 설비투자의 증가세 전환에도 고물가와 고금리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소비 성장세가 둔화하고 건설투자가 위축된다”고 전망했다. 대외적으로는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금융 부문의 불안정성과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위험 요인이며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 문제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다고 평가했다.

부문별로는 친환경 차량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업종 투자 확대를 예측했다. 반도체 산업의 완만한 회복과 주요 기업들의 투자가 맞물려 설비투자의 경우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미분양이 증가하고 신규 인허가 및 착공, 건설수주액 등의 선행지표가 부진해 전년과 비교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 원장은 불확실성을 마주하는 정부와 경제주체에게 “단기적으로는 경제 회복에 전력을 다함과 동시에 중장기적 과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지출을 조정하는 방식의 재정정책에 기댈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주 원장은 “올해는 현 정부 임기의 반환점에 다다르는 시기로 대내외적으로 불안정과 불확실의 정도가 클 것”이라며 “수출 의존적인 경제 체질 개선과 세계 1위 초저출산 국가로 성장잠재력 하락이 자명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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