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비스연맹

서울 중구청과 서울시교육청이 돌봄교실 주체를 두고 줄다리기하는 사이 기간제 돌봄교사들이 해고 위기에 처했다.

전국돌봄서비스노조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초등 기간제 돌봄교사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중구는 직영으로 초등 돌봄교실과 돌봄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직영 돌봄사업은 2019년 지자체 최초의 ‘중구형 돌봄’으로 주목받았다. 이용료가 전액 무료인 데다 맞벌이 부부를 고려해 저녁 8시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1교실 2담임제를 시행하는 등 돌봄의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기는 중구청장이 바뀌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7월 취임한 김길성 중구청장은 두 달 뒤 초등 돌봄교실과 돌봄센터를 각각 시교육청 이관과 민간위탁으로 전환하는 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보호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교육부 늘봄학교 사업이 진행되는 2025년까지 공공위탁을 유지하겠다고 물러섰다.

중구청은 늘봄학교 사업이 시작하면 돌봄사업에서 손을 뗄 계획이다. 시교육청이 운영하되 지금과 같은 돌봄사업이 유지되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교육청은 1교실 2담임제와 저녁 8시까지 운영 등 현재 중구형 돌봄을 유지할 수 없어 직접 주관하지 않고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구형 돌봄사업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중구청은 올해부터 신규 교사를 계약직으로 채용했다. 돌봄서비스노조 관계자는 “기존에도 기간제 교사가 있었으나 모두 정규직 전환됐다”며 “돌봄교실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 교사들이 자꾸 나가고 그 자리가 계약직 교사로 채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간제 돌봄교사 5명이 당장 내년 2월12일 계약종료를 앞두고 있다. 중구청은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돌봄서비스노조는 “늘봄학교 시행 시기가 1년 앞당겨졌으나 구체적 이행방안이 나오지 않았다”며 “교육청도 재정지원을 약속하고 있으니 남은 건 중구청의 의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사업예산이 확보된 상황에서 기간제를 고집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돌봄교사를 소모품이자 비용으로 취급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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