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직전까지 대립하던 입장들이 하나의 그룹이 돼 선거에 나오는 것을 통합이라 할 수 없다. 조급한 선거연합은 토론하고 합의해야 할 것을 물밑으로 감출 뿐이다. 강력하고 단일하면서 책임이 분명한 집행이 필요하다.”(기호 1번 장창열 위원장 후보)

“민생은 죽어 가고 가진 자들의 세상은 커져 간다. 윤석열 정권에 맞서기 위해 기업과 지역, 니 편 내 편을 나누지 말고 힘을 모을 때다. 누구는 싸우고 누구는 지켜봐서는 자본을 이길 수 없다. 통합의 힘으로 조합원을 위해 힘차게 싸우겠다.”(기호 2번 전규석 위원장 후보)

장창열 후보조 “노조 인식 개선, 조합원 시급 과제”
전규석 후보조 “자본 편드는 윤석열 넘는 통합 필요”

금속노조 임원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장창열·이상섭·엄상진 후보조(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처장 동반출마)와 기호 2번 전규석·김유철·박경선 후보조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노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각 후보가 상대 후보에게 질문 4개를 각각 던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관련한 추가질의 기회도 주어졌다. 장창열 후보조는 장 위원장 후보와 이상섭 수석부위원장 후보가, 전규석 후보조는 전 위원장 후보와 박경선 사무처장 후보가 참여했다.

이날 전규석 후보조는 장창열 후보조의 공보물상 표현을 연거푸 지적했다. 전 후보는 첫 질의에서 “(1번 후보조는) 이미지 개선으로 노동운동의 고립을 해소하고 정권퇴진 분노만으로 어려우니 시민저항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1번 후보조 입장은 뭐냐”고 물었다. 윤석열 퇴진 투쟁의 의지를 보이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왜곡”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2021년 노조 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노조가 가장 대응을 못하는 의제로 청년조합원은 노조의 인식개선을 강조했다”며 “이미지 개선만으로 노동운동의 사회적 고립을 해결하지 못하지만 반대로 사회에 믿음을 주지 않으면 사회적 고립을 면치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와 잘 싸워서 노동의제를 중심으로 큰 우산을 만들고 사회가 요구하는 혁신을 똑바로 하는 게 이미지 개선”이라며 “총파업 반대라고 지적하는 것은 악의적 왜곡”이라고 답했다.

장 후보는 첫 질의로 전규석 후보조의 대표 공약과 상대후보(장창열 후보조)의 탐나는 공약을 꼽아 달라고 했다.

전 후보는 노조 내 의견그룹 통합과 윤석열 정권 규탄 기조를 강조했다. 전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하는 등 자본가 편을 들고 있어 현재는 더 큰 단결을 요구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라며 “내부의 차이를 뛰어넘고 힘을 모아 단결하기 위해 노조 내 4개 의견그룹이 힘을 모아 투쟁을 조직하고 돌파하고 노조의 내적 안정화를 이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대후보조 공약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민주노총 정치·총선방침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장 후보는 “민주노총 임원선거 과정에서 민주노총 총선방침 결정이 특정정당 패권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며 입장을 물었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기호 1번쪽 의견그룹과 후보연합을 한 전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전 후보는 “가장 중요한 것은 양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진보세력 단결”이라며 “정치세력화에 대한 불신을 걷어내고, 입장 차를 확인한 만큼 총선방침을 조합원에게 숙지시키고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통해 양당 체제를 해소할지 방법론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답했다.

전규석 후보조는 포스코 조직화와 관련해 지적했다. 박경선 사무처장 후보는 포항지부 소속인 상대편 이상섭 수석부위원장 후보에게 “포스코지회가 와해 직전인데 지역 담당자로서 평가해 달라”고 질의했다. 이 후보는 포스코의 조직적인 기업노조 지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2018년 50년 무노조 경영을 깨고 포스코에 민주노조 깃발을 세웠고 포항과 광양에서 3천300여명의 노동자가 가입했지만 10여명 안팎이던 기업노조가 포스코의 지원을 힘에 업고 6천명을 조직하면서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내줬다”며 “내부적 단결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조를 급하게 만들면서 미성숙한 노조문화를 극복하지 못해 소수노조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전규석 후보조 “의견그룹 토론 통한 대정부투쟁”
장창열 후보조 “표현상 문제 말고 내용 논의하자”

이 밖에도 장창열 후보조는 전규석 후보조에 △산업전망 관련 대정부 요구와 투쟁의 성과와 한계 △광주전남지부 분리에 대한 판단을 질의했다. 박 후보는 “금속노조의 맹점 중 하나는 대정부 요구안은 선정하면서 교섭과 투쟁전략이 부재하다는 점”이라며 “노조 내 5개 의견그룹 정책담당자 토론회를 진행하고 자본이 아닌 노동이 중심이 되는 전환 정책을 구축해 조합원과 함께 이야기하는 기조 속에 대정부투쟁과 대자본투쟁 체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전남지부와 관련해서는 “투쟁 주체인 광주전남 조합원의 논의 과정을 존중해야 하고, 중앙에서 왈가왈부할 주제가 못 된다”며 “반대로 하나의 자본이 전국 사업장을 두는 문제와 관련해 산별교섭이 정착되지 않고 있는 만큼 중층적 교섭권을 확보할 제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후보조의 녹색노조 만들기 공약을 두고 사회적 명분을 쥐지 못하면 투쟁을 안 하겠다는 것이냐는 전 후보조의 질문에 장 후보측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 후보는 “홍보물의 시민저항이나 사회적 고립을 해결하기 위한 이미지 개선 같은 표현을 두고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며 “시민저항이 먼저라는 식의 표현도 하지 않았고, 노조가 고립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인데 표현을 갖고 악의적으로 왜곡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금속노조 임원선거는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날 토론회 이후 각 후보는 20일까지 선거운동을 진행한다. 투표일은 21일부터 24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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