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윤정 기자

고 김금수 선생 1주기 추모식이 22일 오전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거행됐다. 국내외 역사의 후퇴 속에서도 노동운동은 꿋꿋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가 주최한 이날 추모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박중기 추모연대 이사장, 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 권영길·단병호·김명환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동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 남상헌 민주노총 지도위원, 홍희덕 전 민주노동당 의원 등 노동계 원로·활동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과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상임고문을 맡았던 고 김금수 선생은 <세계노동운동사> 전 6권을 집필하고 학습모임을 주도했다. 또 가장 먼저 이재유 선생에 주목하고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출범식 당일인 지난해 10월25일 별세했다. 이재유선생기념사업회는 지난 4월30일 준비위를 떼고 공식 출범했다.

“반노동 정권 맞서 노동운동은 총노선 준비됐는가”

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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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금수 선생의 친구이자 동지인 박중기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요즘 어디서 산 멧돼지 같은 놈이 나타나 애써 갈아놓은 옥토를 마구 짓밟아 버리고 있으니 속은 타들어 간다”며 “역사는 한 번은 앞으로 갔다가 또 한 번은 뒤로 가는 모습을 어디 한두 번 봐왔느냐”고 밝혔다.

이원보 이사장은 “역사와 노동운동은 승리하기도 패배하기도 하고, 도약하다가도 침체하면서 발전하는 것”이라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인이 살아계셨다면 많은 지혜를 얻었겠지만 지금은 고인의 근거 있는 낙관을 신념 삼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강조했다.

남상헌 지도위원은 “전쟁을 알지도 못하고 겪어보지도 못한 천둥벌거숭이가 전쟁하지 못해 안달하고 이를 부추기며 재미를 보는 못된 세력들이 판을 치고 있어 걱정이 된다”며 “여력이 되거든 이 못된 자들에게 무서운 철퇴를 한번 내리쳐 달라”고 말했다.

김동만 전 위원장은 “고인은 지난해 5월 <매일노동뉴스> 인터뷰에서 ‘친자본 반노동 윤석열 정부 맞서 노동운동 총노선 준비됐느냐’고 예견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정권의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했다”며 “노동계의 태산 같은 큰 스승이자 지도자였다”고 강조했다.

강승규 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제가 선생님을 안 긴 세월 동안 세 번 혼났는데 마지막으로 혼난 게 지난해 7월이었다”며 “많이 지쳐있는 저를 혼내는 자리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남은 시간 선생님이 지도한 대로 말씀 상기하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동의 피와 땀 소중히 여기는 세상 향해 나아갈 것”

고 김금수 선생이 주춧돌을 놓아 만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이사장 김유선)와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이사장 김명환), 이재유선생기념사업회(이사장 최승회)에서도 추모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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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선 이사장은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리는 김금수 선생 1주기 추모 심포지엄 및 김금수 선집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줄 것을 적극 요청했다. 심포지엄은 ‘현시기 노동운동을 무엇을 해야 하나’를 주제로 고인이 평소 주창해온 노동운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또 고인이 써온 글을 묶어 <김금수 선집 노동운동론>을 펴냈다.

이어 김명환 이사장은 “노동이 주인되는 세상을 위해 헌신하신 선생님 말씀은 일하는 사람들의 땀과 눈물의 의미를 체화하고 노동의 피와 땀을 소중히 여기는 세상을 만들라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이것이 바로 민주노조 운동의 원칙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승회 이사장은 “불안정한 세계정세, 거꾸로 달리는 무책임한 정권 아래 노동자의 삶은 여전히 어렵다”며 “끊임없는 좌절과 침체가 그다음 단계의 토대가 되는 게 노동운동 발전의 합법칙성 중의 하나라는 선생님 말씀대로 잘 견디며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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