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감소세를 보였던 직장내 괴롭힘이 다시 증가추세에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4~11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지난 1년 동안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35.9%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지난해 6월 같은 조사에서는 29.6%였으나 올해 3월 30.1%, 올해 6월 33.3%에 이어 9월 35.9%로 1년여 동안 6.3%포인트 상승했다.<표 참조>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점업(43.1%)과 제조업(42.1%),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40.2%) 순으로 높았고, 연령별로는 30대가 43.3%로 가장 높았다. 주 노동시간이 41~51시간 이하 40.3%, 52시간 초과 45.1%로 평균을 상회할수록 직장내 괴롭힘 경험률도 높았다. 직장내 괴롭힘 유형으로는 모욕·명예훼손(22.2%)과 부당지시(20.8%), 폭언·폭행(17.2%), 업무 외 강요(16.1%), 따돌림·차별(15.4%)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직장내 괴롭힘 경험자의 46.5%는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고용형태별로는 정규직(41.1%)보다 비정규직(55%), 그중에서도 비정규직 여성(61.2%)이 가장 높았다. 임금수준별로는 월 150만원 미만 저임금 노동자(58.3%), 직급별로는 가장 지위가 낮은 일반사원급(56.1%)이 가장 높았다.

괴롭힘 행위자는 임원이 아닌 상급자(37%)에 이어 비슷한 직급 동료(22.3%), 사용자(19.2%) 순이었다. 비정규직 피해자의 경우 고객이나 민원인 또는 거래처 직원이 괴롭힘 행위자라는 응답이 17.1%로 정규직(5.5%)보다 3배 이상 높았다. 괴롭힘 행위자가 사용자라는 응답은 5명 미만 사업장(32.1%)과 비조합원(21.1%)에서 높았다.

직장내 괴롭힘 피해자 10명 중 1명(10.9%)은 자해 등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고, 비정규직 피해자(20%)가 정규직(5%)의 4배 수준에 달했다. 직장내 괴롭힘 경험 이후 우울증·불면증 등 정신적인 건강이 나빠졌다는 응답은 35.7%였다.

직장내 괴롭힘 피해자 중 신고했다는 응답은 12%(회사·노조에 신고 6.7%, 정부기관에 신고 5.3%)에 그쳤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67.2%)가 가장 높았다.

직장갑질119는 “일터의 약자가 더 심각한 수준의 직장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법 사각지대인 5명 미만 사업장, 프리랜서, 특수고용 노동자에게도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개정 근로기준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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