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조원 이상 금융회사 10곳 중 4곳은 여성 등기이사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도 강조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기조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3일 금융감독원·은행연합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로부터 ‘자산 2조원 이상 금융회사의 여성 등기이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은행·증권사·생보사·손보사 총 74곳 등기임원 461명 중 여성 등기이사는 52명(11.3%)에 그쳤다.

업종별로 보면 증권사 여성 등기이사 비율이 29곳 168명 중 15명(8.9%)으로 가장 낮았다. 은행은 19곳 132명 중 14명(10.6%), 생명보험 20곳 124명 중 17명(13.7%), 손해보험 6곳 37명 중 6명(16.2%) 순으로 뒤따랐다.

이들 금융회사 74곳 중 30곳(40.5%)은 여성 등기이사를 아예 한 명도 두지 않았다. 업종별로 보면 △우리은행·산업은행 등 은행 8곳 △유안타증권·교보증권 등 증권사 15곳 △ABL생명·DB생명 등 생보사 6곳 △KB손해보험 등 손보사 1곳이다.

이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세계 주요국 여성이사 비율을 보면, 프랑스·노르웨이 43%, 영국 34.3%, 미국 28.2% 수준이다.

윤 의원은 “금융회사 지배구조에서 다양성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을 반영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한다”며 “등기이사가 특정 성별로 편중될 경우 편향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금융권에서는 매년 화두로 ‘ESG 경영’을 외치고 있고, 국내 ESG 평가기관들은 이사회 내 여성임원 여부를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ESG 경영을 선도하는 금융회사들이 다양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여성 등기이사 영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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