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고은 기자

카카오 노조가 법인카드로 게임 아이템 1억원을 결제한 카카오 전 재무그룹장(CFO)을 배임·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지회장 서승욱)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 재무책임자 및 미등기임원이라는 중책에도 법인카드 한도를 초과하는 방식으로 카카오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를 했다”며 “게임 재화를 취득한 뒤 이를 사적으로 유용했는지 여부에 대한 의심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1일 재무그룹장 카카오 임원 A부사장에 대해 정직 3개월 징계 조치를 취했다. 해당 임원은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이 밝혀져 업무에서 배제됐다.

서승욱 지회장은 “임원의 법인카드 징계 관련 뉴스를 보며 카카오가 어디까지 바닥으로 내려갈 수 있는지 허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며 “(계열사가) 재무적 위기 상황에 처해 있고, 희망퇴직 같은 고용불안을 경험하고 있는데 회사의 가장 높은 책임과 권한을 가진 자는 다른 곳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지회는 사측에 △사실관계 확인 △임원 보상·지원 제도 투명성 △지속적인 경영활동 감사 진행 △임원 선임과정 투명화 등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한편 직원들처럼 임원들의 보상·지원제도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오치문 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임원들에게 업무추진비가 필요한지, 한도는 적정한 수준인지 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고 사용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며 “이 두 가지는 당장 해야 할 일로 추후 논의하자는 (사측의) 핑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회는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7월26일과 8월17일 두 차례 집회를 열고 경영진의 무능·무책임을 비판했다. 서승욱 지회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측의 대응에 따라 다음달 추가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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