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또 추락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8월28일~9월1일 5일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천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긍정평가)가 전주에 비해 2.2%포인트 낮아진 35.4%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제일 중요한 게 이념? 국민 61.7% “공감 안 해”

긍정평가는 전주 35.6%에서 37.6%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한 주 만에 다시 하락해 30%대 중반을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1.7%포인트 올라 61.1%를 보였다. 이 역시 전주에 61.2%에서 59.4%로 하락했지만 다시 60%대로 올라선 것이다. 부정평가를 보면 20대(8.6%포인트), 대전·세종·충청(7.0%포인트), 농림어업(8.1%포인트), 중도층(4.5%포인트)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별로 보면 지난달 29일 33.4%로 가장 크게 빠졌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후폭풍 속에서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이 더해지던 시기다. 전날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이다. 우리 현재 좌표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우리가 제대로 갈 수가 있다”며 이른바 ‘이념전쟁’을 선포했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이념전쟁은 국민의 뜻과도 배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꽃이 지난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9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한 결과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이라고 한 윤 대통령 발언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61.7%였다. 공감한다는 의견은 32.5%였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계획에 대해서는 66.1%가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적절하다”는 응답은 23.3%였다. 무당층(65.0%)과 중도층(72.9%)에서 압도적인 수치로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두 조사 모두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야당 “친일·반공으로 윤 대통령 실정·무능 못 가려”

지지율 하락에도 윤 대통령은 이념전쟁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는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자유민주주의 국체를 흔들고 파괴하려는 반국가행위에 대해서는 정치진영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과 함께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이날 오후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말하는 ‘반국가행위 발언은 윤미향 의원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조총련은 우리 대법원이 국가보안법상에 반국가단체라고 확정판결을 내린 바가 있다”며 “국민의 세금을 받는 국회의원이 반국가단체 행사에 참석해 ‘남조선 괴뢰도당’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끝까지 앉아 있는 행태를 우리 국민이 어떻게 이해하겠냐”고 말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고 경고 목소리를 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은 경제위기와 민생파탄의 고통에 빠져 아우성치는데 윤 대통령은 이념전쟁만 부추기고 있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친일과 반공을 앞세워 이념전쟁을 벌여도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무능을 가릴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도무지 경제와 민생은 뒷전이고, 오늘도 철 지난 ‘반국가’, ‘공산주의’ 타령, 이념전쟁으로 국력을 두세 동강 내며 연일 헛발질에 온 힘을 쏟아붓는 선무당 ‘이념’ 행패를 중단하라”며 “지금은 부자도 이념도 아니고, 국민과 경제를 챙겨야 할 때임을 제발 직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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