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국회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의혹,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같은 논란에 답변할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30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 참석이 이유였다. 야당은 국민으로부터 도망친 ‘장관런’이라고 비판했고, 여당은 과한 표현이라고 유감을 표하며 국익 차원의 출장이라고 해명했다.

국회 예결위 야당 간사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국방부 장관 불출석 요청서가 의원실에 접수된 것은 지난 23일이다”며 “지난해 기준 54조원이 넘는 금액을 편성 받는 국방부 장관인 만큼 결산심사에 성실히 임해야 하는 점, 고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출장 일정 조정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예결위 일정은 지난달 25일 공지됐다. 민주당은 조정이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본다.

강 의원은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잼버리 현안 보고를 해야 할 여성가족부 장관이 출석하지 않고 장관을 찾으러 다닌 촌극이 벌어진 적이 있는데 이번 국방부 장관 불출석도 같은 맥락”이라며 “은행이 부실해 예금자들이 자금을 빼는 것을 뱅크런이라고 하는데, 정부 부실의 지적을 피해 국민으로부터 도망가는 ‘장관런’이 있어선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이 장관의 불출석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맞섰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외유성도 아니고, 개인 신상 이유로 불출석한 것도 아니다”며 “내달 초 대통령 폴란드 방문을 앞둔 사전점검 출장”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또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에 ‘장관런’이라는 조롱 섞인 말을 하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 안 좋다. 가급적 예우를 갖춰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당 전주혜 의원은 “국정을 위해 출국한 장관에 도피를 했다는 건 불출석에 유감이 있다 해도 과한 표현”이라며 “야당의 적절한 의사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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