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한국농구연맹>
자료사진 <한국농구연맹>

재정난으로 몸살을 앓았던 고양 캐롯 점퍼스 프로농구단은 소노인터내셔널에 인수됐지만, 캐롯 점퍼스 시절 농구단 운영 일부를 대행했던 대행사는 여전히 정산을 받지 못해 임금체불 상태인 것을 드러났다. 한국농구연맹(KBL)은 “민간기업 간 거래”라며 사실상 ‘알아서 해결하라’는 입장이다.

28일 류호정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캐롯 점퍼스를 운영한 데이원스포츠 사무국과 2022~2023 시즌 △응원단(치어리더·응원단장·아나운서) △경기진행 △연출 관련 계약을 체결하고 일체의 인력과 시스템을 제공한 한 대행사가 시즌 종료 뒤 현재까지 데이원스포츠로부터 정산을 받지 못해 임금체불 상태로 드러났다. 데이원스포츠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자회사인 데이원자산운용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으로,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손자회사다. 캐롯 점퍼스 사태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경영부실이 데이원자산운용으로 옮겨 붙으며, 손자회사인 데이원스포츠의 경영도 어려워져 선수단과 구단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못한 사건이다. 이후 네이밍스폰서였던 캐롯손해보험이 후원을 철회하면서 캐롯 점퍼스는 데이원 점퍼스로 명칭을 바꿨지만 최종 제명됐다. KBL은 선수단 18명 전원의 고용을 승계할 새 구단을 찾아 현재는 소노 스카이거너스로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행사의 임금체불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체불 규모도 작지 않다. 류 의원실에 따르면 이들에 대한 미정산액은 2억4천여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나 소관 기관에 해당하는 KBL은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다. 문체부는 대행사 임금체불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물은 류 의원 서면 질의에 “미정산 관련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지원할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KBL은 아예 관련성을 부인했다. KBL쪽은 “데이원스포츠와 대행사 간 거래는 상업적 거래 차원”이라며 “양자의 업체 간 거래에 따른 체불 상황은 당사자 간 법적 절차에 따라 해결하는 게 우선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민간 거래라 관여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KBL 역시 자금계획이 부실한 캐롯 점퍼스의 KBL 신규가입을 최종 승인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실제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캐롯 점퍼스의 임금체불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뒤에도 “구단이 정한 임금지급 연기 시한 내 이행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고만 할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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