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25일 ‘철근 누락’ 사태 관련 LH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를 압수수색한 가운데 LH노조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노조는 감독인력 부족과 공사기간 단축을 지적하며 “국토교통부의 꼬리자르기”라고 비판했다.

LH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만성적 감독 인력 부족과 촉박한 공사일정 등 LH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실적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전관예우 문제로만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6일부터 LH 진주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LH는 지난 4일 경찰청에 철근 누락 사태 관련 업무를 담당한 내부 직원들과 용역업체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LH 전관예우에 원인이 있다는 시각이다. 철근 누락 사태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건설 카르텔’을 언급하면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LH 전관 카르텔’ 혁파에 열을 올리고 있다.

LH노조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H노조는 “문제가 된 단지 중 LH가 직접감리를 맡은 8개 단지가 법정 인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감독 1명당 확인해야 할 철근만 수십만에서 수백만개다. 철근 누락을 찾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인력은 부족한데 준공 일정은 촉박하다. LH노조는 “국토부의 무리한 착공 실적 쌓기 때문에 4개월가량 걸리는 실시설계 기간을 2.7개월로 줄여 연내 착공을 한다”고 비판했다. 실시설계는 문건과 도면을 보고 직접 시공을 할 수 있도록 항목별로 상세하게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LH노조는 “국토부는 주택 관련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LH를 통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수습했다”며 “국토부의 무리한 정책 물량 떠넘기기와 현장 인력부족은 이번 사태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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