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은 새벽 6시부터 카톡을 합니다. 대답 안 해도 된다고 출근해서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일하라고 하는데 전 카톡 노이로제 걸릴 거 같아요. 진짜 빠를 때는 새벽 5시 전에도 울려요.”

지난달 직장갑질119에 직장내 괴롭힘 여부를 묻는 상담에 남긴 제보자의 증언이다. 6일 직장갑질119는 “올해 직장갑질 감수성 조사에서 관리자와 일반사원이 가장 큰 격차를 보인 1위는 항목은 ‘퇴근 후 SNS’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직장갑질 감수성 지수는 회사생활 중 겪을 수 있는 상황을 30개 문항으로 만들어 동의하는 정도를 조사해 수치화한 지표다. 직장갑질119가 만든 이 지표는 점수가 높을수록 감수성이 높다는 의미다.

지난 6월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직장갑질 감수성 지수는 평균 72.5점으로 조사됐다. 2020년 69.2점, 2021년 71점, 2022년 73.8점과 비슷하다. 올해 조사에서 감수성 지수를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일반사원(73.8점)이 상위관리자(66.1)보다 높고, 여성(76.1점)이 남성(69.8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위가 높고 남성일수록 직장갑질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모욕, 사적용무 지시, 출퇴근 등 감수성 지표에 들어가는 항목 중 상위관리자와 일반사원의 점수 차이가 큰 다섯 가지를 추려 봤더니 ‘퇴근 후 SNS’가 1위로 나타났다. 상위관리자는 55.9점, 일반사원은 73.1점으로 나타났다. 이어 직장문화, 권고사직, 소문, 출퇴근 순으로 분석됐다.

권두섭 변호사(직장갑질119 대표)는 “직장내 괴롭힘이 좀처럼 줄지 않고, 직장갑질 감수성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5명 미만 사업장, 원청 등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사각지대가 너무 많고 예방교육이나 실태조사가 의무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며 “정부는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직장내 괴롭힘 금지 조항을 모든 사업장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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