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노조

택배노조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 ‘택배 없는 날’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택배기사들이 공식적으로 쉴 수 있는 날은 매년 8월14일 ‘택배 없는 날’이다. 택배기사들의 과로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고용노동부와 통합물류협회, 주요 택배사 4곳(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이 2020년 8월13일 ‘택배 종사자의 휴식 보장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지정했다.

그러나 쿠팡은 8월14일을 포함해 1년 365일 배송을 멈추지 않는다. CLS는 다른 택배사와 달리 직고용 정규직 배송인력이 있고, 이들은 주 5일 근무와 15일의 연차휴무를 보장받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쿠팡은 자회사인 CLS를 설립한 후 직고용 배송기사인 ‘쿠팡친구’를 크게 줄이고 특수고용직인 퀵플렉스 기사를 확대해 왔다. 택배노조는 “다른 택배사 노동자처럼 퀵플렉스 노동자는 주 6일 근무에 연차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쿠팡이 택배 없는 날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CLS는 지난 6일 전국 대리점에 공문을 보내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들이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문제는 쿠팡로지스틱스가 업무 수행률이나 다회용 배송 박스(프레시백) 회수율이 낮은 경우 퀵플렉서의 배송구역을 뺏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줘 기사의 과로를 유도한다는 점이다. 쿠팡 택배기사들이 쉬려면 대신 일할 사람을 구해야 한다고 노조는 지적했다.

실제로 노조가 지난 9일부터 20일까지 퀵플렉스 노동자 187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39.4%(73명)은 올해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여름휴가가 미정인 이들은 절반(45%)는 “수행률이 떨어질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대체배송 할 사람을 구할 수 없어서라는 응답(38.4%)이 뒤를 이었다.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한 73명 중 66명이 택배 없는 날이 생기면 휴가를 계획하겠다고 답했다.

노조는 “택배 없는 날에 쿠팡에 물량이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과로해야 한다”며 “다른 택배사만 손해 보기 때문에 결국 택배 없는 날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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