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 기자

파업 12일째를 맞은 고대의료원 노동자들이 파업대회를 열었다. 고대의료원은 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 이후 서울권역에서 유일하게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곳이다.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직무대행 송은옥 파업대책본부장)는 24일 오전 서울 구로구 고대구로병원 신관 1층 로비에서 파업대회를 열었다. 고대구로병원을 비롯해 안암과 안산병원 노동자 1천명이 참여했다.

송은옥 파업대책본부장은 “고대의료원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761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그러면서도 노조가 과도한 임금인상을 요구해 감당이 어렵다고 주장하는 게 가당키나 하느냐”고 비판했다.

지부는 요금 10.7% 인상(총액)을 비롯해 비정규직 차별 해소와 인력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지부는 노조 산별총파업에 맞춰 13~14일 이틀간 파업했다. 노조가 14일 오후부터 노사 현장교섭 지침을 내렸지만 고대의료원은 타결에 이르지 못해 17일 서울 성북구 고대안암병원에서 1차 파업대회를 열었다.

임금인상  힘겨루기 … 사 2.5%, 노 10.7%

이후 교섭을 재개했지만 소득은 업었다. 20일부터 진행한 대표자 면담도 사용자쪽이 2.5% 임금인상안을 고수했다. 고대의료원 노사는 21일 오전부터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회의에 참여했지만 22일 새벽 밤샘회의에도 조정안 없이 결렬했다.

사용자쪽은 결렬 직후인 22일 교직원 담화를 발표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중인 지난해 4% 임금인상에 이어 올해는 실적 부진에도 일시금 지급 등 높은 안을 제시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며 “해당 안(사용자안)은 중장기 경영 건전성을 유지하며 제시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섭을 결렬시킨 노조 집행부에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경영 힘들다면서 증측·리모델링에
남양주·과천병원 신설해"

그러나 노조는 고대의료원이 결렬 책임을 노조에 돌리려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은옥 파업대책본부장은 파업대회에서 “의료원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 명목으로 올해 현재 8천608억원을 적립하고 있고, 최근 4~5년간 의료 수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의료원이 힘들다면 증축과 리모델링에 이어 남양주와 과천병원을 어떻게 계획했느냐”며 “의료원이 투자해야 할 것은 시설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는 13~14일 이틀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전면 확대 △의대정원 증원 및 공공의대 설립 △코로나19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코로나19 일선 의료인력 정당 보상 노동개악 중단 및 노동시간 특례업종 폐기를 요구하며 총파업했다. 이후 보건복지부와의 면담 등을 통해 14일 오후부터 산별총파업을 종료하고 현장교섭을 재개했다. 최근 아주대의료원 노사가 교섭을 타결하면서 고대의료원은 수도권에서 산별총파업 이후 교섭을 타결하지 못한 유일한 병원이 됐다. 전국적으로 부산대의료원과 광주시립요양병원 등 사업장이 파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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