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윤정 기자

지난 22일 오전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 5주기 추모제에서는 이제는 노회찬을 기억·추억하는 것에서 넘어 차별 없는 세상, 다 같이 잘사는 세상이라는 노회찬의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노회찬재단이 주최한 이날 추모제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조승수 재단 이사장, 조돈문 전 재단 이사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배진교·심상정·강은미·이은주·장혜영·류호정 정의당 의원, 여영국 전 정의당 대표, 단병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김형탁 재단 사무총장이 사회를 맡았다.

“현실은 어렵지만 넓고 깊게, 확실한 걸음을”

조승수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5년 안타까움과 분노와 격정의 세월이었다면 이제는 노회찬 없는 한국 사회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 담담함은 무력감이나 체념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회찬에게는 꿈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별 없는 세상과 복지국가, 생태사회,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꿈꾼 노회찬”이라며 “그 꿈을 기억하고 실현하기 위해 이제 나아가야 할 5년 이후”라고 제시했다. 이어 “재단은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많은 분들과 함께 노회찬이 꿈꿨지만 이루지 못했던 꿈을 현실에서 이루기 위해 세상 속으로 들어가 같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고 노회찬 의원 배우자인 김지선 여사는 유족대표 인사말을 통해 “노회찬은 꿈이 많고 열심히 살아왔지만 현실은 어렵고 국민은 힘든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넓고 깊게, 천천히 가더라고 확실하게 그런 걸음을 내디뎌 달라”고 말했다.

이정미 “추억 속 아닌 모두를 위한 노회찬으로”

이정미 대표는 추모사에서 “이제 더 이상 노회찬을 우리의 추억 속에 가두지 말자고 다짐했다”며 “노회찬을 진보정치의 역사 속에 객관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로 6411의 정신을 원전 삼아 이 복잡한 사회, 한두 가지 해법으로는 우리의 삶 앞에 닥친 위기를 해결할 수 없는 세상, 그 세상을 향해 걸어가는 젊은 노회찬들이 새로운 상상력과 도전을 꿈꿀 수 있도록 노회찬을 공부하도록 내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도 다짐했다. 이 대표는 “노회찬이 남긴 마지막 당부, ‘당은 당당히 나아가라’는 것은 오롯이 정의당의 것”이라며 “수십 년 전 진보정당을 세상의 중심에 세우려 했던 과업을 정의당이 멈춰 세울 권리는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정의당이 무너지면 노회찬의 정신이 무너지고 노회찬이 지키려 했던 우리 사회 약자들의 삶이 무너지기 때문”이라며 “더 크게 더 슬기롭게 단단히 마음먹고 이기겠다”고 밝혔다. 이덕우 전태일재단 이사장과 김영배 민주당 의원의 축사가 뒤를 이었다. 또 김창희 노회찬평전 기획위원장이 재단이 기획한 지 4년 만에 세상에 나온 <노회찬평전>을 영전에 바쳤다.

이와 함께 추모제에서는 캘리그래퍼가 노회찬 5주기 슬로건인 ‘같이 삽시다, 그리고 같이 잘 삽시다’를 쓰는 퍼포먼스를 한 데 이어 정가 보컬리스트 정마리씨와 회원노래모임6411이 <소연가>를, 노래오래 부산회원 노래패가 <투명인간이라네>, <동지를 위하여>를 불렀다. 참가자들의 전체 헌화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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