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오른쪽이 고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 사진 오른쪽이 고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지난 16일 숨진 고 김태완(54·사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의 부고 소식에 노동계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빈소는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19일 발인해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된다.

고인은 지난 10일 새벽 6시20분께 자택에서 급성뇌출혈로 쓰러진 채 아내에 의해 발견됐다. 뇌사 판정을 받고 상계백병원에서 6일간 치료를 받았지만 깨어나지 못했다.

고인은 1970년 전남 보성에서 출생했다. 1990년 홍익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1994년에는 홍익대 부총학생회장을 맡았다. 1997년에는 서울대학총학생회연합 집행위원장을 지내다 한총련 활동으로 인해 구속수감되기도 했다.

진보정당 활동도 활발히 했다. 2004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마포구위원회 부위원장을, 2008년에는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수석부위원장과 자주평화통일위원장으로 일했다. 2012년에는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마포구을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40대에는 노동현장에 투신해 택배노동자의 노동권 향상을 위해 일했다. 2013년에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로 일을 시작해 2016년에는 택배기사 권리찾기 전국모임 공동대표를 지낸 데 이어 2017년 1월 택배연대노조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현재 7천여명을 조합원으로 두며 성장한 택배노조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로 택배물량이 폭증하면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가 대두되자 2020년 7월 발족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대책위는 노·사·민·정이 함께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주도하며 택배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을 완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고인이 과로한 끝에 숨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그는 쓰러지기 직전까지 노조 회의자료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연맹은 17일 추모성명에서 “과로사 국면을 막기 위해 분초를 아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온몸을 던져 활동하다가 정작 동지가 과로로 가셨으니 애통하다”며 “김태완 동지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 고난을 헤쳐 나갔던 진정한 노동자”라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동해방과 진보집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혁명가 고 김태완 동지를 기억한다”고 애도했다.

고인을 기리는 추도식이 18일 오후 8시 한양대학교 동문회관 5층에서 열린다. 장례는 노동사회장으로 치러진다. 19일 오전 8시 발인을 마친 뒤 고인이 일하던 서울 용산구 CJ용산터미널 앞에서 영결식을 지낸다. 벽제 화장터에서 화장을 마친 뒤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