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자들은 노동시간과 생활시간 모두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혜진 강서대 교수(사회복지학)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6일 펴낸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게재한 ‘일·생활 균형시간 보장이 유형화’ 논문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노동시간과 가족(생활)시간 보장 수준이 모두 낮은 유형에 속한다고 밝혔다.

노 교수는 2021년 기준 OECD 각종 통계를 통해 자료 확보가 가능한 31개국의 시간주권 보장 수준을 노동시간과 가족시간 2개 영역에서 모두 26개 지표를 통해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연간 노동시간 1천915시간(OECD 평균 1천601시간), 주당 노동시간 43.8시간(OECD 41시간), 장시간근로자 비율 18.9%(OECD 7.4%) 등 가장 긴 시간 일하는 국가였다. 유자녀 기혼여성 고용률은 57%로 그리스(60%) 다음으로 낮았다. OECD 평균은 73.6%다. 성별 임금 격차는 한국이 31.1%포인트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가족시간의 경우는 한국은 육아휴직 같은 법정 모성휴가(64.9주), 부성휴가(54주)가 OECD 평균인 56.8주(모성), 10.4주(부성)보다 높았다. 하지만 노동자의 접근성을 보면 한국은 출생아 100명당 어머니는 48명, 아버지는 14.1명이 모·부성 휴가를 사용했다. OECD 평균 111.1명, 51.9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소득대체율도 한국은 모성휴가 52.4%, 부성휴가 46.7%로 OECD 평균(59.1%, 61.7%)보다 낮았다.

노 교수는 “유연근로제나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에 앞서 근본적으로 자녀를 양육하는 부부가 모두 일할 수 있는 노동시간, 저임금 위험이 낮은 노동시장 환경 조성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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