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3.5%)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2021년 8월 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한 뒤 올해 1월까지 3%포인트 올렸다. 지난 2월 동결을 결정하면서 이번까지 네 번 연속 동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동결 배경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8월 이후 다시 3% 내외 수준으로 높아지는 등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 가계부채 흐름 등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은 둔화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2021년 9월 이후 21개월 만에 2%대로 떨어졌다. 이 총재는 “석유류 가격의 하락폭이 커지고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률도 낮아지면서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 3.5%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 3.3%를 소폭 상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경기는 수출 감소세가 둔화하면서 부진이 다소 완화했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 가는 가운데 IT경기 부진 완화 등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금년 중 성장률도 지난 전망치 1.4%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2%로 물가가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들 때 인하를 논의할 것이다. (인하) 시기를 못 박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통위원 모두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고 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몇 번 올릴지 확실하지 않고 근원물가가 목표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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