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노조 이범준 위원장이 회사의 정리해고 방침에 반발, “차라리 날 죽이고 정리해고 해라”는 대형현수막을 걸고 남대문에 위치한 흥국생명 (구)사옥 외벽에 매달려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위원장은 노조간부 4∼5명과 함께 오후 1시께 (구)사옥 옥상에 진입한 후 밧줄을 타고 내려가 건물외벽에 매달려 ‘정리해고 철회 및 임단협 교섭 성사’를 요구했다. 이위원장은 긴급 투입된 구조대에 의해 약 1시30분만에 내려왔으며 남대문 경찰서로 연행된 상태다.

태광그룹 계열사인 흥국생명은 지난 21일 노동부에 희망퇴직 185명을 제외한 210명에 대해 정리해고 신고를 했다.

노조는 “흥국생명이 경영상의 긴박한 어려움이 발생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를 경영상태에 대한 사전전 구조조정 단행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정리해고는 국내 금융기관들에서 단 한 차례도 찾아볼 수 없는 초유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노사간 맺은 약속은 깡그리 무시되고 노동자들을 대책 없이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이 노동자가 극단적인 투쟁을 하도록 부추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는 ‘정리해고 분쇄 및 고용안정 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투쟁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이미 쟁의행위를 결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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