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글로벌 경제가 성장 동력을 상실했고,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됨으로써 경제에 대한 신뢰가 약화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OECD는 지난 22일 나온 ‘경제전망’(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세계 각국에서 생계비를 상승시키고 있으며,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과 맞물리면서 민생 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상승으로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있는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물가상승률이 임금상승률을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OECD는 올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3.1%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제성장에 반등이 있었으나,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계속되면서 다시 하강 국면으로 진입했다.

2023년 글로벌 GDP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전망치보다 0.9%포인트 하락한 2.2%, 2024년에는 2.7%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향후 글로벌 경제성장은 중국과 인디아, 그리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 아시아 신흥국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며, 그 결과 2023년 글로벌 GDP 성장분의 75%는 아시아 신흥국이 창출할 것으로 OECD는 예상했다. 반대로 미국과 유럽의 경제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OECD 회원국이 2.8%인데 반해, 비회원국은 3.4%였다. 나라별로 살펴보면 미국과 유로화 지역, 일본은 각각 1.8%·3.3%·1.6%에 그칠 전망이나 중국과 인디아는 3.3%와 6.6%로 성장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OECD는 경제성장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의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과 2024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OECD 회원국이 각각 0.8%와 1.4%에 그칠 것인데 반해, 비회원국은 각각 3.3%와 3.8%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2023년과 2024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나라별로 살펴보면, 미국은 각각 0.5%와 1.0%, 유로화 지역은 각각 0.5%와 1.4%, 일본은 각각 1.8%와 0,9%에 그쳤다. 반대로 중국은 4.6%와 4.1%, 인디아는 5.7%와 6.9%로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OECD는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을 2.7%로 예측했다. 이는 세계 평균 3.1%보다 0.4%포인트 낮고, OECD 평균 2.8%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한국의 2023년과 2024년 GDP 성장률 전망치는 1.8%와 1.9%로 OECD 평균 전망치보다는 높지만, 세계 평균 전망치보다는 낮았다.

OECD는 한국에서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이 민간 소비를 꺾을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제의 수요 약화가 수출 의존 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주택가격의 하방 위험에서 오는 가계의 부채 부담이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면서 기업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OECD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각국은 1970년대 이래 가장 높은 에너지 가격 충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글로벌 경제에 엄청난 고통을 안겨 주고 있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에서 에너지 비축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각국의 국민경제와 민생에 심대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GDP에서 에너지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70년대와 1980년대 두 차례 ‘오일 쇼크(석유위기)’를 겪었을 때의 16~18%와 동일한 수준인 17.7%까지 치솟았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효원 객원기자(webmaster@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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