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노총(ITUC) 사무총장에 당선한 루카 비센티니 유럽노총 위원장. <국제노총>

국제 노동계가 전례 없는 세계적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완전고용·양질의 일자리·공동 번영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경제모델이 필요(체제 전환)하고, 번영을 공유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을 쟁취해야 한다는 활동 전략을 수립했다.

국제노총(ITUC)은 22일 폐막한 5차 세계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향후 4년간 국제노동운동의 의제와 전략을 담았다.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한 총회 논의 결과다.

우선 국제노총은 전례 없는 불평등과 기후위기,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식량위기, 인플레이션과 실질소득 감소 등 노동자의 삶을 위협하는 갖가지 사태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고 정세를 진단했다. 대응책으로는 일자리·노동기본권·임금·보편적 사회보장·평등·포용성 등 여섯 가지 과제를 담은 새로운 사회계약을 제시했다.

대표단을 파견한 양대 노총은 국제노총의 전략에 공감을 표시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18일 연설에서 “한국에서 벌어지는 임금체계와 노동시간제도 개악 등을 막기 위해서도 국제노총이 추구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며 “조직화된 노동의 힘을 통해 (새로운 사회계약이)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19일 연설에서 “체제 전환을 위해 필요한 것은 행동”이라며 “민주노총은 이미 지난 12일 10만명의 조합원이 빗속에서 거리로 나와 투쟁하며 새로운 사회계약의 주요 내용인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돌봄 공공성 강화, 공공서비스 민영화 반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국제노총의 향후 4년을 이끌 사무총장에는 루카 비센티니(Luca Visentini·사진) 유럽노총(ETUC) 사무총장이 당선했다. 72%의 높은 득표로 경쟁했던 케말 외즈칸 국제제조산별노련(인더스트리올) 사무부총장을 따돌렸다. 루카 비센티니 사무총장 당선자는 “평화와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으며 극우 운동이 부상하고 있어 인간·노동자, 노조의 권리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모든 사람의 공정한 생활과 노동조건을 지키는 것이 전 세계에 민주주의와 평화를 구축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기후정의를 위한 2022 도르제 카트리(Dorje Khatri)상은 스웨덴노총(LO)이 받았다. SSAB·LKAB·바텐팔(Vattenfall) 같은 주요 스웨덴 기업과 협력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산업 공정을 개발하는데 노력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이 상은 네팔 셰르파노조 위원장이던 도르제 카트리를 기리며 2014년 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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