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당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이 지난 5일로 끝났지만 시민들은 “국가는 없었다”며 국가의 사과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처음 “죄송한 마음”이라고 짧게 언급했지만 대국민 사과는 아직 하지 않고 있다. 국회는 7일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야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를 둘러싸고 뜨거운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윤 대통령 첫 사과 언급에 “알맹이 없다”
한덕수 총리·이상민 장관·윤희근 청장 경질 요구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 5일에도 서울시청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했다. 6일 정오에는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추모미사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백석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한국교회 이태원 참사 위로예배’와 4일 오후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추모 위령법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위령법회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처음으로 사과했다. 위로예배에서는 “꽃다운 청년들을 지켜 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은 영원히 저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 사과는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4일 국회 브리핑에서 “너무 늦었고 미흡하다”며 “사과는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사과에 본인과 정부의 책임은 불분명하다”고 꼬집었다.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면서 노동·시민사회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지난 5일 밤에는 서울과 전국 곳곳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서울시청 일대에서는 진보성향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주최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가 열렸다.

진보정당들도 한덕수 국무총리·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윤희근 경찰청장 파면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정의당은 같은날 오후 서울 용산구 남영사거리에서 정당연설회를 열었다. 이정미 대표는 “이 일은 분명히 책임자가 있다”며 “경찰이 수사하지만 국민은 제대로 된 수사가 될 거라고 생각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 대상은 이 일을 책임져야 될 정부 수장이 돼야 한다”며 “국회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는 청년들이 추모촛불을 들었다. 청년진보당이 주관하고 진보대학생넷, 한국청년연대 등 청년단체들이 공동주최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주최자가 없기 때문에 안전책임은 더더욱 정부에 있었다”며 “피해자 유족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정의당

국민 10명 중 7명 “이태원 참사 국가책임”
행안위 7일 현안질의, 운영위 8일 국정감사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면서 국회의 시간이 다가왔다. 국회는 7일 행정안전위원회가 행안부·경찰청·소방청을 대상으로 현안질의를 하고, 8일 운영위원회는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대상 국정감사를 한다. 이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추궁과 함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둘러싼 여야 간 대치가 예상된다. 특히 주무부처 책임자인 이상민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경질 압박은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조사 요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정의당과 협력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10일 본회의에 보고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7일 예정된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국정조사 논의가 나올지 주목된다. 정부는 7일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예정하고 있다.

한편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이태원 참사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10월31일~11월2일 만 18세 이상 1천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태원 참사 관련 정부와 지자체 책임론’에 대해 73.1%가 “책임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11월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1명에게 물은 결과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0.1%포인트 떨어진 29%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두 조사 모두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