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대통령실, 자료사진 청와대

전·현직 대통령의 남북합의에 대한 생각은 극명히 갈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 등 그동안 남북합의에 대해 “정부가 바뀌어도 마땅히 존중하고 이행해야 할 약속”이라고 밝혔다. 국회 한반도 평화포럼이 주최하는 9·19 군사합의 4주년 기념 토론회를 하루 앞두고 18일 공개한 서면 축사에서다. 문 전 대통령의 퇴임 뒤 첫 공개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는 한순간도 포기할 수 없는 겨레의 숙원”이라며 “평화는 저절로 찾아오지 않으며 그 누구도 대신 만들어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여전히 불신의 벽이 높고 외교안보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우리가 상황을 비관하지 않고 주도적 입장에서 극복하고 헤쳐 나갈 때 비로소 평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화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 모든 대화의 출발점은 신뢰”라며 “신뢰는 남북 간에 합의한 약속을 지키는 데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선언, 10·4 선언,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등은 모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지사지하며 허심탄회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만들어 낸 역사적 합의”라고 전했다.

반면 이날 5박7일간의 외국 순방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이날 보도된 인터뷰 기사에서 윤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을 두고 “교실에서 한 친구(북한)에게만 사로잡힌 학생 같아 보였다”고 표현했다. 이어 미중 사이에서 당시 문 대통령의 스탠스가 너무 모호하다고 비판하며 “나는 예측성을 추구하고 한국은 미중 관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취하겠다”고 했다. 이 매체는 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만남을 ‘정치적 쇼’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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