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금융노동자들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금융노조(위원장 박홍배) 파업을 “코로나19 확산과 디지털 전환을 핑계로 점포를 없애고 고용을 줄이는 등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고객과 노동자를 내팽개친 금융자본의 민낯을 드러내는 파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 공공성을 외면하는 경영진과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을 방법은 이 방법뿐”이라며 “16일 하루 영업 현장을 떠나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투쟁을 펼치니,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응원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금융노조(위원장 박홍배)는 16일 1차 파업을, 30일 2차 파업을 할 예정이다. 1차 파업 예정 인원은 6만여명이다. 실제 파업 참여율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전국 곳곳의 금융서비스가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은 확실시된다.

‘닫고 또 닫고’ 가파른 점포폐쇄 상반기만 146곳

파업의 핵심 배경 중 하나는 수년째 지속하는 금융권 점포폐쇄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2015년 7천281곳이던 국내은행 점포는 이듬해 7천101곳으로 180곳 줄었고, 2017년 6천789곳으로 312곳이 폐쇄됐다. 이후 2년간 23곳·57곳으로 주춤했지만 2020년 304곳, 지난해 311곳으로 다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노동자들은 이런 점포폐쇄는 금융사용자가 금융 공공성을 외면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마치 점포폐쇄 강박에라도 걸린 것처럼 점포를 폐쇄하고 있다”며 “주로 지방과 구도심 점포를 위주로 폐쇄해 금융소외계층을 양산한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점포는 줄이고 신규채용은 하지 않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하는 사이 은행 직원은 2019년 7만1천95명에서 2020년 6만9천58명으로, 지난해 다시 6만7천230명으로 급감했다”며 “이에 따른 고객 불편을 가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금융권의 점포폐쇄는 속도가 매우 빨라서 금감원이 나서서 자제를 요청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점포폐쇄를 중단하지 않아 올해 상반기에만 4대 금융지주 기준 146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3년째 천문학적 이익에도 임금인상 0.9%

또 다른 배경은 임금이다. 노조는 올해 전국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의 임금·단체교섭에서 총액 6.1% 임금인상(저임금직군 12.2%)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용자협의회는 0.9%를 고수했다. 정부의 올해 공무원 보수인상률이다. 시중은행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째 천문학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사용자협의회의 무책임한 태도가 분노를 더 키웠다”며 “교섭 중 한국은행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4.5%에서 5.2%로 인상했지만 금융 사용자는 아예 수정안을 내놓지 않았고, 교섭재개 요청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 밖에도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혁 △공공노동자 단체교섭권 보장 △노동시간단축 같은 사회적 의제를 걸고 교섭을 진행했지만 어느 조항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태풍 ‘힌남노’와 정부의 서민형안심전환대출 사업을 앞두고 파업에 돌입하게 돼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는 “15일부터 서민형안심전환대출 상담·접수가 시작하는데 16일 상담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피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며 “점포폐쇄 중단과 적정인력 유지 같은 요구는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것”이라며 이해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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