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07명 인원감축을 놓고 83일간 파업을 벌였던 울산 태광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노조는 3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대의원 42명 중 41명이 참여,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이다. 이런 노조의 결정을 놓고 노동계 내에서 이러 저러한 말이 분분하다.

우선 태광노조 신임 집행부는 "지난해 민주노총의 지침에 따라 화섬업계의 연대파업에 적극 동참했지만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을 막아주지 못해 탈퇴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또 노조는 "투쟁 일변도 노동운동을 지양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노사 화합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이후 계획을 밝혔다. 이런 결정을 두고 한쪽에선 씁쓸한 표정이다. 태광노조 한 해고자는 "같은 사업장에서 10년을 넘게 일한 동지들이 밖에서 원직 복직을 외치고 있다"며 "노사 화합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문제가 '민주노총 탈퇴'였는지 신임 집행부에게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관계자도 "정문 입구에 있던 노조 사무실이 안쪽으로 옮겨지고 구속자 등에게 지급된 생계비 등도 끊어진지 오래됐다"며 답답해한다.

이에 반해 또 다른 흐름에선 태광노조의 투쟁을 두고 '뼈아픈 말'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태광 노동자 507명은 길거리로 내 몰렸고 남아있는 조합원들은 '실리'를 말하고 있는 현 집행부를 선택했다. 민주화섬 울산본부 한 관계자는 "솔직히 노조의 정세 판단이 정확하지 못했던 점도 있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의 치밀한 준비에 비해 노조쪽은 파업, 83일만에 잠정합의 등 투쟁 과정에서 전체 '판'에 대한 분석이 미진했다"고 지적했다. 노조 전 집행부 한 관계자도 "구조조정의 흐름은 읽고 있었지만 태광이 이렇게 완벽하게 밀어 부칠지 예측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태광에서 보여진 모습들이 단지 단위사업장 개별 문제가 아니라 노동계에서도 다시 한번 곱씹어봐야 한다는 것이 주위에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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