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계절이라지만 지금 활짝 핀 것들은 다 온실 속에서 키운 것일 테다. 서울 청계천 전태일동상 뒤편 산책길에 산수유나무 정도가 수줍게 노랗더라. 가끔 볕 좋은 곳이면 성질 급한 개나리가 펑펑 꽃망울을 틔우기도 했던데, 드물다. 시청 앞이며 어느 광장 둘레 화분에 잘 가꾼 꽃들도 사람 손을 탄 것이다. 실은 보도블록 틈에 뿌리내린 이름 모를 잡초만이 초록 잎 삐죽삐죽 내밀 때다. 지금 예쁜 꽃들은 노랗고 까만 비닐봉지에 있다. 할매는 사람 북적여 활기찬 동대문 꽃시장에 들러 노란 꽃 화분 하나 사서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이런저런 요구 새긴 알록달록 팻말 든 사람들이 그 앞을 행진해 지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향해 간다. 봄이라고, 여기저기서 새로운 싸움을 선포한 사람들 발걸음 바쁠 때다. 그 내용이야 새로울 것 하나 없는 묵은 것들이었으니 다만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했을 테다. 긴 겨울 질기게 버텨 이제 막 고개 내민다. 그래도 봄이라고, 얇게 입고 나선 사람들이 추위에 떤다. 으슬으슬 몸살인지, 여기저기 몸이 쑤신 사람들이 코로나 걱정에 콧구멍을 쑤시고 또 쑤신다. 확진돼 집에서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 열이 높다. 목소리 갈라진다. 잘 먹이느라 밥 짓던 엄마 아빠 체중이 늘어간다. 문득 꽃 화분을 들여야지 싶어 찾은 동네 꽃집에 과연 봄냄새 짙다. 길가 나뭇가지가 아직 앙상하다. 환절기다.
환절기
- 기자명 정기훈
- 입력 2022.03.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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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와 노동자를 위한다는 정의당 심상정은 윤석열 낙선을위해 노력해야하는데
오히려 토론회때 이재명이 윤석열의 비리를 캐묻자 갑자기 상정이가 자기가 말할게있다며
말을막고 엉뚱한말로 석열이를 구하고 끝까지 완주하여 이재명표를 갉아먹어 윤석열 당선 일등공신이다
변신한 진중권도 정의당 입당하여 민주당 공격하며 국힘당 돕는 국힘당 2중대 프락치당이 된 정의당과 심상정